세계최초 지하철 역내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안전구역' 등 이용객 배려한 디자인 설계 눈에 띄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하철9호선 2단계 연장 구간에 설치된 행선안내표시기
28일부터 공식 운행을 시작하는 서울 지하철9호선 2단계 구간은 최첨단 설계·에너지절감형 공법 등이 적용됐다. 특히 이용객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정거장 내부 구조, 각종 조형물 등 예술작품이 설치된 이야기가 있는 정거장 등이 눈에 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2단계 건설공사는 한강의 지류인 탄천과 지하철 2호선을 하부로 통과하는 고난도 공사로 총 4829억 원이 투입됐다. 특히 종합운동장 구간은 지하철 2호선 바로 밑에 건설되는 바람에 기존 공법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가교형 받침 공법’을 채택해 정거장을 건설하는 등 난공사였다.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지지말뚝에 강재를 부착하고 땅을 파내려가는 언더피닝(Under Pinning)공법이 사용되는 반면, 이 구간은 지하철 구조물을 한 번에 강재 파일을 여러 개 박아 떠받친 후 굴착하는 가교형 받침 공법이 적용됐다.시는 특히 이 구간에 신설된 5개 역을 '이야기가 있는 정거장'으로 꾸미고, 세계 최초 범죄 예방 환경설계 기법인 '안전구역'을 설치하는 한편 에너지 절감형으로 건설했다.
지하철9호선 언주역에 설치된 미술작품.
언주역은 ‘어머니의 품’, 선정릉역은 ‘자연의 품’, 삼성중앙역은 ‘숲의 조형화’, 봉은사역은 ‘전통의 조형화’, 종합운동장역은 비전의 고리인 ‘링(Ring)’을 각각 모티브로 조명, 조각, 조형물 등이 설치돼 있다. 정거장 내부는 시각적 피로가 적은 따뜻한 회색 계통 색상을 적용해 지하공간의 폐쇄감을 최소화하고, 넓은 우물형 천장과 간접조명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해 이용객에게 안정감을 주도록 했다.
지하철9호선 2단계 구간 각 역에 설치된 안전구역
지하철 내에는 특히 세계 최초로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안전구역'이 설치돼 있다. 상·하행 승강장에 각각 길이 5m, 폭 2m로 설치된 안전구역 내에는 CCTV, 비상전화, 비상벨(3개)과 대형거울, 모니터 등이 설치돼 범죄 심리를 사전에 위축하고, 실제 범죄가 일어날 경우 신속대응 하도록 했다.‘에너지 절감형’ 정거장 설계도 눈에 띈다. 5개 역 16개소에 설치된 방풍문은 실내외 온도 변화가 큰 혹서기와 혹한기에 에너지 소비량을 크게 줄이고 연간 150Mwh의 전력을 절감해 연간 2000만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해 준다. 미세먼지, 황사 등 오염물질이 정거장 내로 유입되는 것도 차단해준다.
지하철9호선 2단계 구간 종합운동장역
고효율 LED 조명도 1만1310개가 설치됐다. 승강장, 대합실 등 승객 이용이 많은 구간에 8344개(약 74%)가 설치됐다. 약 847Mwh를 절감, 연간 약 1억 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눈부심 현상이 발생해 온 기존 천장형 안내 사인을 간접 조명 안내 표지판으로 바꿨고, 외국인 관광객 천만명 시대에 맞게 한국어 외에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총 4개 언어로 안내 표시를 했다.
지하철9호선2단계연장구간에 설치된 방풍문
5개 역마다 일반공모를 통해 선정된 미술작품이 대합실에 하나씩 설치돼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언주역에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오래된 주춧돌 위에서 남녀가 첫 만남을 기다리는 설레는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김경민 작가의 ‘첫만남’이 설치됐다. 선정릉역에는 아무것도 없는 흰 벽이 자연스럽게 융기한 듯한 굴곡을 통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전달한 김세동 작가의 ‘두개의 공간’, 삼성중앙역엔 새 천년의 이야기를 써 나가는 연필을 형상화한 김병규 작가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봉은사역엔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많은 낯선 사람들의 반응을 풍경처럼 담은 윤영수 작가의 ‘낯선 사람들’, 종합운동장역엔 오늘의 비약적 발전을 견인하는 대자연의 힘을 표현한 권치규 작가의 ‘새천년의 미래’가 각각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9호선 2단계 연장 구간에 설치된 행선안내표시기
이와 함께 정거장 외부시설물인 출입구, 환기구, 엘리베이터, 자전거 보관대들도 지하철 9호선 1단계 디자인을 연속성 있게 살리면서도 주변 경관과 환경에 잘 어울리는 공공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정거장내엔 수익창출 공간 확보를 위해 상가 9개소와 광고판 27개소가 설치돼 연간 약 8억7000만 원의 수익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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