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클래식 백 은장(사진출처= 샤넬 공식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갑작스런 가격 인하에 최근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 부티크는 하루 종일 전화연결이 되지 않을 정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클래식 백 등 인기 제품을 포함한 일부 잡화의 가격을 지난 17일부터 최대 20% 인하하고, 최근 구매 고객에게 인하 전 가격에 대한 차액환불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의 기준은 가격인하 시작일인 17일로부터 15거래일 전부터다. 3월2일부터 16일 사이에 구매한 고객이 해당된다. 문제는 3월2일 이전에 구매한 경우다. "3월1일을 포함해 환불 기준일 이전에 구매한 고객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게 샤넬 본사 측 입장이다.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닌 이상 관련법 상 기준을 벗어난 구매 건에 대해 환불해주거나 차액을 돌려줘야 할 의무는 없다. 담합 방지 치원에서도 가격의 인상이나 인하를 사전에 공지해야 할 의무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규정상 강제성을 띄거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환불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낙 고가의 가방이다 보니 이번 가격 인하로 100만원가량의 손해를 보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국내 각 지역 샤넬 부티크는 가격인하 소식이 알려진 18일부터 환불 문의가 폭증했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각 지역 부티크는 전화연결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가격을 인상할 때는 며칠 전부터 귀띔해주면서 구매를 부추기더니, 인하할 땐 당일에서야 알려주는 것은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2월 말 혼수용으로 715만원의 클래식 점보 제품을 구매했다는 한 소비자는 "천천히 구매하려다가 백화점을 방문한 김에 샀는데, 당시 매장 직원으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면서 "하루이틀 차이로 115만원이 날아간 셈인데, 적은 가격이 아닌 만큼 직원들을 통해 어느 정도 분위기는 고지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경우에는 미리 직원들이 알려주는 게 관례였는데, 인하할 때는 입을 닫고 있었다는 게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개인 구매자 뿐 아니라 샤넬 가방을 전문으로 구매대행하거나 중고판매업을 하는 경우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구매해 둔 가방은 수수료 없이 팔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고 넘겨야 할 정도. 업계에서는 '샤넬 쇼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구매대행 업체는 기존 판매가격에서 20%를 인하하고 추가로 7%를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가격인하 이슈로 샤넬 가방에 대한 관심과 구매욕구가 상승하고 있어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면서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면 이익이 남지 않는 수준이지만 고객들을 유인하는 차원에서 할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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