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크래프트맥주 붐…기린·삿포로도 진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기린·삿포로 등 대형 일본 맥주업체들이 속속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각자의 제조 방법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개성의 맥주를 일컫는다. 기존 맥주회사들이 대량 생산한 맥주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기존 맥주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10년 연속 출하량 감소에 고민하던 일본 맥주업체들에게 크래프트 맥주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삿포로 맥주는 18일 '크래프트 라벨'이라는 크래프트 맥주 전용 새 브랜드를 런칭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삿포로 맥주는 5월부터 크래프트 맥주를 그룹내 외식 업체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같은날 기린 맥주는 양조 시설과 식사 공간을 모두 갖춘 크래프트 맥주 전용 매장인 '스프링 밸리 양조장'을 공개했다. 주당들은 이 곳에서 맥주 제조 과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식사와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기린 맥주는 크래프트 맥주 종류를 순차적으로 늘려 2020년 매출 규모를 200억엔 (1857억원)수준으로 키울 계획이다. 일본 맥주업체들은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가 기존 맥주보다 가격이 높은만큼 이익률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크래프트 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14%에 이른다. 일본은 1994년 주세법 개정을 통해 맥주 생산 허가를 위한 연간 최소 생산 수량을 2000㎘에서 60㎘로 대폭 완화했다. 이는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소규모 맥주 회사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초기에는 업체가 난립하면서 크래프트 맥주는 비싸기만 하고 맛없는 맥주라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축적되고 경쟁력 없는 업체들도 도태되면서 최근에는 기존의 대량 생산 맥주에 질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도쿄에서는 매년 봄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도쿄 맥주 주간' 축제도 열린다. 올해는 내달 3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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