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취임 한달, '부패척결'로 날다

가시적 성과 내고 국민 눈높이 맞춰야 '성공한 총리'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예상외의 어려움에 부닥쳤던 이 총리는 취임 후 연일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사실상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공직기강 확립과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린다. 이 총리는 1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8.0%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제치고 5주만에 4위에 올라섰다. 여권 주자 가운데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2위, 10.8%) 다음으로 지지율이 높았으며 김 대표와의 격차도 2.8%포인트에 불과했다.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 12일 이 총리가 첫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부는 모든 역량과 권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구조적 부패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겠다"며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 지지율 반등을 노린 사정정국 조성이다', '이명박 정권을 겨냥한 것 아니냐' 등 반발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뿌리 깊은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겠다는 구호는 국민에게 짙은 호소력으로 다가섰다는 평가다.더욱이 부패척결이 최대 현안인 경제활성화와 사회구조 개혁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명분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 늪에 서서히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쏟아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책과 함께 사회구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과 15일 재계와 금융계를 잇따라 만나 임금인상과 일자리 창출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이 총리는 취임 직후에는 안전과 민생, 대국민 소통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설 연휴 전날 취임식을 끝내고 중앙재난안전상황실과 경찰청 상황실을 찾아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설 연휴 기간에도 쉬지 않고 민생현장을 누비며 취약계층을 만났다. 경기도 안산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는 한편 동교동으로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정부 부처 간의 정책조정 역할과 함께 당청 간, 여야 간 소통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3일 처음으로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와 3인 협의회를 열었고, 10일 열린 두번째 3인 협의회에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지원을 둘러싼 정부의 내부 이견을 조율해 눈길을 끌었다.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자마자 장관 제청권을 행사한 데 이어 연간 2회 장·차관과 공공기관장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해 성과가 부진한 경우 해임건의안을 행사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책임총리'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박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을 하고, 여야 할 것 없이 자주 전화를 걸어 정부의 생각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한 달간 순항해온 이 총리가 '성공한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부패척결' 선언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고, 정파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부패척결이 자칫 표적수사 논란에 빠지거나 당내 반발을 가져올 경우, 정부의 정책 전반에 악영향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이 총리의 정치력에도 흠집을 남길 수 있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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