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사 출신 나영호 CEO, 스마티잔 T1 들고 네티즌 직접 공략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영어 강사 출신 조선족 사업가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스마티잔을 설립하고 지난해 5월 첫 모델 ‘스마티잔 T1’을 출시한 나영호(羅永浩ㆍ뤄융하오ㆍ43) 최고경영자(CEO)다.
나영호 스마티잔 CEO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서는 그의 마케팅이 중국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스마티잔 T1을 선보이는 행사의 동영상은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에서 700만회 이상 조회됐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도 마케팅에 활용한다. 웨이보에서 팔로어가 1060만명인 그의 말 한마디는 곧 광고가 된다. NYT는 애플의 티모시 쿡이 아이폰의 미(美)에 대해 신명나게 설명하고 샤오미의 레이쥔(雷軍)이 최신 스마트폰 프로세서의 코어가 몇 개인지 진지하게 강조한다면 나 CEO는 소탈한 유머로 소비자에게 자신과 제품을 각인시키고 있다고 비교했다. NYT는 스마티잔 T1을 선보이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나 CEO는 자사 스마트폰 사양을 보여주는 슬라이드를 바라보며 읽었다. “퀄컴 스냅드래곤 801 쿼드코어 프로세서.”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다음 몇 줄은 솔직히 말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 사장인 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는 필요하면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유쿠에서 3시간 동안 생중계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상대방은 스마트폰 품질 비교 사이트 질러(ZEALER)를 운영하는 정보기술(IT) 비평가 왕쯔루였다. 왕은 스마티잔 T1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나 CEO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반박했다. 나 대표의 확신에 찬 어조와 반박에 네티즌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왕은 결국 “내가 객관적이지 못했고 전문성도 떨어졌다”고 인정하게 됐다.
스마티잔 T1
스마티잔은 화웨이와 레노보, 샤오미 같은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인터넷 마케팅 외에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차별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에서 디자인을 담당했던 로버트 브루너가 차린 회사 애뮤니션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스마티잔의 소프트웨어는 타일 같은 아이콘이 특징적이다. 이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숨기거나 종류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NYT는 스마티잔 T1 이 최근까지 약 25만대 판매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스마티잔은 샤오미의 모델을 흉내낼 뿐이라고 깎아내리는 평가도 나온다. 나 CEO는 스마티잔 설립 전부터 유명 인사였다. 영어 강사로 이름을 알렸고 인터넷 강의 동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영어 강사를 그만둔 뒤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인 많이 참여한 인터넷 블로그 뉴보왕을 운영했다. 이 사이트는 2009년 정부에 의해 폐쇄 조치됐다. 옌벤조선족자치주 화룽(和龍)시 출신으로 지역 명문 고등학교인 옌벤제2중에 입학했다가 곧 중퇴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헌책부터 밀수한 자동차까지 매매하다가 영어를 독학해 강사로 나섰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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