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비아그라 승인? 美 공방 달아오른다

FDA 약효ㆍ안전 의문 들어 퇴짜…제약사 “욕구 53% 증진하고 부작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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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칼라 프라이스는 지난 15년 동안 남편과의 성생활이 만족스러웠다. 일이 틀어진 것은 몇 년 전이었다. 칼라에게 성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올해 50세인 그는 “전에는 내가 원했다”며 “이제 성욕이 거의 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칼라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는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요소가 전혀 없다. 더구나 그는 아직도 남편을 끔찍이 사랑한다. “권태기가 온 건 아니에요”라고 그는 말한다. 성생활이 중단되면서 둘 사이의 관계도 파탄 직전까지 갔다. 그는 “남편이 우리가 이혼해야 하는지 생각할 지경까지 갔다”고 들려준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16일 프라이스의 사례를 들어 여성의 성욕을 촉진하는 약을 허용해야 하는지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성용 비아그라’를 제조한 회사 스프라우트 제약의 신디 화이트헤드 최고경영자(CEO)는 NPR에 “남성에게는 성적 장애를 치료할 몇 가지 선택이 있다”며 “반면 여성의 성불능에는 대안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헤드 CEO는 “지금까지 여성 성 문제를 치료하는 패러다임은 ‘남자한테 통하는 약이 여성한테도 듣는지 보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성용 발기부전제는 여자한테 통하지 않았다. 그는 자사의 플리반세린은 전혀 다르게 접근한다고 주장한다. 성기 주위로 혈류를 늘리는 대신 플리반세린은 뇌에 영향을 미친다. 성 충동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고 성욕을 저하시키는 세로토닌은 줄인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약에 두 차례 퇴짜를 놓았다. FDA는 플리반세린이 약효가 있다는 근거가 별로 없으며 이 약을 장기적으로 매일 복용할 경우 안전한지도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화이트헤드 CEO는 이 약이 졸음, 메스꺼움,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투약한 여성의 욕구를 53% 북돋운다”고 주장했다. 플리반세린을 둘러싼 공방에 여성단체가 가세했다. 전미여성기구(NOW)의 테리 오닐 회장은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의 성욕과 성적인 쾌락이 무시돼왔다”며 FDA의 판단에 이런 편향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지 완곡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FDA는 엉뚱한 측면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에서는 여성 성욕 감퇴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굳이 약을 먹으면서까지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스프라우트의 플리반세린 캠페인은 제약회사가 모든 걸 약이 필요한 질병으로 바꿔놓으려 한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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