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서울이 부럽지 않은 이유?

분양 활황세 타고 외지투자자 대거 유입우수 학군 가세해 작년 매매가 급등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구와 부산 등 지방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 수준에 근접했다. 아파트 한 채 평균 가격으로는 이미 인천을 앞질렀다.분양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외지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데다 지역 내에서도 학군이 우수한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결과다.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가격은 2억4463만원을 기록하며 서울 5억3086만원, 경기도 2억9230만원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아파트 가격이 비싼 지역으로 등극했다. 이어 부산이 평균 2억4411만원, 세종 2억3784만원, 인천 2억3707만원 순이었다. 일년 전과 비교하면 대구의 아파트 값은 무려 12.8%, 세종도 10.8% 급등해 인천을 따돌렸다.이처럼 지방 대도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가장 큰 변곡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과포화 상태의 수도권 시장을 벗어난 투자자들이 지방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신규 공급이 적었던 지방 대도시 역시 내부적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쌓여온 상황이었다.결국 부산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고, 뒤를 이어 대구에서 2차 상승이 일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여기에 분양 시장에 집중하던 외지 투자자들이 중소형 재고주택으로까지 시선을 확대하면서 연쇄효과에 의한 가격 상승이 신규와 재고주택 모두에 걸쳐 나타났다.◆학군수요 가세하니 아파트 값 훌쩍=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은 외지 투자자들뿐 아니다. 우수 학군을 겨냥한 내부수요도 큰 역할을 했다. 이른바 '지방 대치동' 바람의 영향이다.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일대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신고나 대륜고, 경북고 등 지방 우수학교들이 포진해있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사설학원들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사거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대구 외에 인근 경산이나 구미, 칠곡 등에서도 꾸준히 유입수요가 발생해왔다.부산의 경우 전통적으로 우수 학군지역으로 꼽히는 동래구와 함께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가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성화 학원이 다수 밀집해있고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가 있어 유입수요도 많은 편이다. 울산은 남구 옥동 일대에 우수한 학교와 대형 학원가들이 밀집해있으며, 대전은 유성구 노은동과 반석동 일대에 학원 시장이 형성돼 있어 학부모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지방도시에 밀린 인천… 대도시 공급과잉 우려도= 반면 서울, 경기와 함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한 축이 돼 왔던 인천은 금융위기 이후 개발이 지연되고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지방 도시에 밀리는 수모를 겪고 있다.예외적으로 송도신도시가 인천 내에서 고급 주거단지로 자리를 잡았을 뿐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는 아직까지 개발이 지연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시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전국 광역시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총 48개의 자치구 중 상위 10위 이내에 부산이 7개로 가장 많고 인천과 대구, 대전이 각각 1개씩 기록했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연수구가 유일하며, 청라가 위치한 서구는 14위, 영종도를 포함한 중구는 20위에 그쳤다.이에 따라 지난해 수도권인 인천의 아파트 평균가격 역시 대구와 부산, 세종 등에 뒤쳐졌다. 하지만 이들 인기 지역 역시 분양열기와 청약경쟁이 가열되면서 단기간 너무 많은 물량이 공급됐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일부 지역의 경우 그동안은 내부 수요자와 외부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물량을 소화해줬지만 이제는 공급된 아파트들이 서서히 입주에 들어가면서 실수요자들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됐다"며 "올해부터는 지방 대도시들도 급등기를 벗어나 일정 부분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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