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서두르는 이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印尼법인 좀 봐" 하나 되니 '1' 되잖아통합 점포수 975개로 신한銀 뛰어넘을 듯여신규모도 200조…업계 1위 국민銀과 맞먹어비용절감에 연간 3700억 추가이익 기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혁신을 넘어 창조금융을 위한 카드로 '통합'을 꺼내 들었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의 하나ㆍ외환은행 법인 통합에 이어 12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사인 하나카드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보름만에 중국 현지의 하나ㆍ외환은행 법인을 통합했다. 남은 숙제는 '하나ㆍ외환은행 조기통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7일 1만여 임직원이 참석한 그룹행사에서 "지난해가 소통과 협업의 해였다면 올해는 혁신의 해"라며 "통합도 우리가 만들고 있는 혁신 중의 하나인 만큼 통합을 넘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더 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두 은행의 조기통합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한 시기는 지난 7월부터다. 김정태 회장은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의 성공을 직접 두 눈으로 본 뒤 조기통합 추진을 결심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통합 후 지난 연말까지 대출금과 예수금이 각각 56%, 48% 증가하는 등 시너지를 냈다. 하나ㆍ외환은행이 통합한다면 인도네시아 법인 못지 않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비용절감과 수익증대로 연간 약 3700억원의 추가이익을 내고, 통합 후 점포수는 975개로 늘어나 신한은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신규모는 200조원으로 업계 1위인 국민은행과 맞먹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과 기업금융, 외환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과 리테일, 자산관리, 스마트 금융에 강한 하나은행이 합쳐지만 큰 시너지를 낼 것이란 계산이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두 은행의 통합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기석 메릴린치 연구원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은 하나금융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기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액은 연간 2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용효율화 전략은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이 당초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했던 것과 달리 '조기'에 통합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불안정한 금융환경'이 있다. 저금리ㆍ저성장 장기화와 2016년 계좌이동제도입 등을 조기통합 이유로 꼽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환경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너지가 조기에 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통합은 기업가치 개선에 매우 긍정정이다"라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의 '물리적 결합'에 앞서 '화학적 결합'을 위해 여러 이벤트를 마련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 외환은행 직원들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과 동대문 성곽길을 산책했으며, 10여차례의 비전캠프를 열어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일반 직원들과의 '호프' 행사와 부점장급을 대상으로 한 통합비전 스쿨을 통해 통합의 필요성을 전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합의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6개월간 조기통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달초 노조측에서 본협상을 제안해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낸데 노조가 반발하면서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에 합병기일도 3월1일에서 연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은 신한ㆍ조흥은행 통합 이후 9년 만에 추진되는 은행간 통합이다. 하나금융이 두 은행의 통합을 현명하게 성공시켜 기대했던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은행권이 주목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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