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 투자금액, 2008년 9억2000만달러에서 5년새 3배 성장글로벌 ICT기업, 금융기관, 스타트업까지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승부국내는 제자리걸음…자칫 글로벌사에 종속될 가능성도 높아[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핀테크(금융+기술) 열풍이 거세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은 이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핀테크시장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제고되지 않을 경우 국내 관련 산업과 시장이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27일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핀테크 핵심이슈와 국내외 시장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 ICT 기업의 국내 핀테크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ICT기업 및 금융사들의 핀테크시장 점유율 하락과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핀테크는 정보기술을 활용해 구조·제공방식·기법 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며, 핀테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핀테크 기업이라 총칭한다. 송금·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금융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4가지 산업으로 구분된다.
.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액은 2008년 9억2000만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만달러로 최근 5년 새 3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금융데이터분석과 소프트웨어 부문의 투자비중이 증가했다.김 연구위원은 "최근 핀테크 산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함과 동시에 모바일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늘어나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은 2011년 1059억달러에서 2012년 1631억달러, 2013년 2354억달러까지 급증했다. 2017년에는 721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글로벌 ICT기업들은 핀테크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 사이트 결제 수요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2011년 전자지갑 구글월렛과 2013년 이메일기반 송금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애플도 전자지갑 패스북과 지난해 애플페이를 출시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아일랜드 내 전자화폐 발행을 승인했으며 글로벌 송금업체인 아지모와 제휴를 맺었다. 아마존도 지난해 자사사이트내 지급결제 서비스인 아마존페이먼트를 내놨다.
.
이베이는 송금지급결제서비스인 페이팔을 1998년도 선보였고 선불카드인 마이캐시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알리바바는 이미 2003년 송금지급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출시해 중국시장 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특히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도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로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트라이프와 어펌, 빌가드, 온덱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선진 글로벌 은행들은 핀테크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스페인은 지난해 7월 런던을 중심으로 핀테크기업에 투자하는 1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영국은 지난해 5월 리테일뱅킹부문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2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또 미국은 지난해 8월 유망 핀테크 기업에 대해 업체당 최저 5만달러에서 최고 50만달러까지 투자하고 창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육성을 운영 중이다.반면 국내외 핀테크 기업들이 주로 진출하는 사업영역은 송금, 지급결제, 대출중개, 자산관리 등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대형 ICT 기업들이 송금·지급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해외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의 서비스 상용화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이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인해 해외 핀테크 기업들이 국내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우회 진출 시도하고 있다"며 "국내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으면 국내 관련 산업과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