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 금융권 CEO 소집…창조금융 군기잡기 나서나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혜민 기자]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전(全)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한 자리에 불러 모으는 것은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금융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내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사 CEO들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금융혁신을 위한 전 금융권 브레인 스토밍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세미나는 올 초 청와대 업무보고에 대한 후속조치격으로 금융권 핵심 과제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일종의 '군기잡기'인 것이다.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세미나에는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을 비롯해 각종 협회, 산업은행ㆍ기업은행ㆍ신용보증기금ㆍ기술보증기금 등 금융위 산하기관, 전 금융업권 주요 수장들이 참석한다. 총 1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연초마다 개최되는 신년인사회 외에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세미나는 실무진이 아니라 각 기관을 대표하는 수장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CEO 외에 다른 인물이 대리참석하지 못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CEO에게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핀테크, 기술금융 등 핵심 과제들을 확실히 전달하기 위한 조치로 사실상 실천의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세미나에서는 기술금융, 핀테크 등 지난 1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올해 금융권 업무방향을 공유하고 실천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금융환경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실물 자금에 대한 중개기능, 금융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된다. 산은, 기은 등 금융위 산하기관이 100조원 가량을 들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만큼 이를 마중물 삼아 미래성장산업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드라이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금융이 금융권 내부에 확실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는 기술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면 올해는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는 한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투자개념의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기술금융의 특성상 대출보다는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세미나에서 이 같은 방향성을 설명하고 금융권 CEO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핀테크, 기술금융 등 정부가 추진한 핵심 업무과제에 대한 우수사례도 발표하기로 했다. IT·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강연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혁신 과제인 핀테크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핀테크 규제에 대한 설명과 확대 독려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간편결제로 축약되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보안심의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후점검과 책임을 명확히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액티브 엑스 등 특정 보안기술을 강제하는 규정상의 내용은 모두 폐지키로 했다. 은행 및 증권사 계좌이체 시 공인인증서를 강제하는 규정 등도 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업무보고에 포함된 내용 중 금융권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수 경영주 본인에 대한 보증 면제 확대 역시 당국과 산하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한차례 창업실패를 경험한 재창업자에 대한 지원, 자산보증료 폐지 등도 은행권과 공동 논의해야 한다. 2단계 금융규제개혁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도 들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 규제개혁의 달에 맞춰 금융업권 간, 업권 내 칸막이를 제거하는 규제개혁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사모펀드(PEF) 규제완화, 판매채널ㆍ복합점포 확대가 주요 내용으로 담길 예정인데 이에 대한 금융사 CEO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권의 노력도 당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구조를 변동금리, 일시상환에서 고정금리, 분할상환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중소기업 혹은 벤처기업 인수합병(M&A)에 특화된 증권사를 육성하고 엔젤투자 소득공제 확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 등 금융권 실천방향에 대한 의견 공유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미나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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