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위기 끝났다. 이제 중산층을 살릴 때”‥사이버 위협엔 강력 대처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경제위기의 그림자는 이제 지나갔다”면서 앞으로 빈부 간 소득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 회복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중산층을 살리는 데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워싱턴DC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진행된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혹독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이 시점에 향후 15년 또는 수십 년간 누구를 살려야 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소수만 성공하는 경제를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모든 노력하는 이들의 소득 증대와 기회 확대를 창출하는 경제에 충실할 것이냐"고 질문한 뒤 "정치만 걸림돌이 되지 않으면 중산층을 위한 경제 정책은 앞으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상위 1%가 축적된 부에 걸맞은 세금을 내는 것을 회피할 수 있게 해 불평등을 초래하는 세금 구멍을 막자"면서 "그 돈을 더 많은 가정이 자녀 보육이나 교육에 쓰도록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부유세와 함께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새로운 ‘은행세’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않은 채 “금융개혁을 훼손하는 입법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임기 중에는 이에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오바마는 중산층 경제(middle-class economics)를 살리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 임금 인상, 유급휴가제도 도입,남녀간 동등한 임금체계 확립을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저소득층 교육의 기회 확대를 위해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지역 전문대학)의 무상교육으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앞설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누구나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나은 직업과 지식을 받을 수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제안에 대한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 “논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와 국가를 위해 가치있는 논쟁을 하자”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밖에 미국은 앞으로도 군사력과 강한 외교력을 결합한 '더 현명한 리더십'을 발휘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보여준 군사력을 포함한 미국의 지도력은 이슬람국가(IS)의 약진을 멈추게 했다"며 "중동에서의 다른 전쟁에 발을 담그는 대신 테러 집단을 분쇄하는 데 아랍국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합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에 IS를 상대로 한 무력사용권한(AUMF)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란과의 비핵화와 관련 중요한 진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의회가 추가로 이란 제재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이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50년 만에 추진되는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선 초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소니 영화사 해킹 문제로 불거진 사이버 안보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외국이나 해커도 미국의 인터넷망을 봉쇄하거나 기업의 영업 비밀을 훔치거나 미국 가정, 특히 아동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의회에 사이버 공격 위협을 피하고 신분(ID) 도용 등에 맞설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비핵화 또는 사이버 안보와 관련, 북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 중소기업의 공산품 및 서비스 수출 증대를 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체결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행정부가 무역 협상 전권을 위임받아 의회의 승인 없이도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신속협상권(TPA)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지역(아·태지역)에서 중국이 무역 규칙을 만들려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 근로자와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다"며 "우리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신속협상권을 달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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