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이러하면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행복신화들은, 세상에 많은 불행한 사람을 쏟아낸 주범인지 모른다. 행복은 욕망의 끝에서 응답하는 무엇이 아니다. 욕망의 끝에는 행복처럼 보여지는 이미지와 그 뒤에 도사린 더 큰 욕망이 있을 뿐이다. 행복의 조건들은 행복과는 상관없이 쇼윈도에 들어있는, 내면없는 이미지들이다. 행복은 이유가 없다. 행복은 이유나 조건들보다 훨씬 크고 깊고 다양하고 세밀하며 아름답다. 행복은 하나의 대륙같은 것이며 행복은 영원의 심연같은 것이다.어떤 사람은 이유없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라고 권유한다. 이건 정말 놀라운 말이다. 진짜 행복은 이유가 없는 것에서만 생겨난다는 것이다. 물론 '이유'는 세상이 생각하는 원인과 결과의 통념들이다. 하지만 행복에는 이유가 없으며, 행복해야할 이유들을 통과한다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 간단하고 자명한 문제를 우린 왜 이토록 늘 까먹고 어리석게도 행복해지려 하는지 불가사의하다. 신은 인간의 행복을 질투하는 것일까.가볍고 자유롭게 흐르는 느낌은 행복의 중요한 기분이다. 그 느낌 하나만으로도 완전하게 행복해질 수 있다. 살아있다는 기분, 생기가 넘치는 마음도 행복이다.모든 문제 속에서도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것은 축복이다. 평화로움도 행복의 큰 요소이다. 아무도 공격하지 않고 아무에게서도 공격받지 않는 무장해제가 주는 행복은 더할 나위 없다.다른 이에 대해, 다른 세상에 대해, 다른 것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도 행복이다. 이 완전한 개방성은 마음을 너그럽게 하며 삶의 모든 것을 완화시킨다.현재를 잘 살고 있다는 기분도 행복이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으며 거짓없이 나아갔다는 마음이 고여있다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천국을 데려올 수 있다.과거를 보며 자신이 걸어온 길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일, 미래를 보며 삶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설레는 일. 그 현재에 서서 가만히 자기를 들여다 보는 일. 이 일은 삶을 열정적이게 하고 겸허하게 하며 낙천적이게 한다. 그저 멈춰서서 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저 이유없는 행복은 그냥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저런 기분과 마음을 지니는 순간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과 같은 행복과 만족 신경 전달물질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나를 우주로 확대하는 것, 우주가 나를 지원하는 것, 내가 세상을 긍정하고 타인을 인정하는 것. 그래서 감정을 놓아주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나를 기쁨 앞에 서있게 하는 것. 아무도 그 행복을 방해하지 않는 삶을,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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