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펀드, '전자'가 자금유입 좌우했다

실적 따라 엇갈린 행보..'배당확대에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 개선될 듯'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 행보가 엇갈리면서 각각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삼성그룹주펀드에는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79억원이 순유입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설정액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2, 3분기 어닝쇼크에 삼성그룹주펀드는 지난해 7~10월 연이어 설정액 감소의 쓴맛을 봤다. 그러다 삼성SDS, 제일모직 등 핵심계열사들이 상장을 마무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이슈를 안고 분위기를 반전했다. 실적도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지며 삼성그룹주펀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해 11월 2491억원, 12월에 1717억원이 들어와 모처럼 만에 체면치레를 했다. 이날 4분기 호실적이 나오며 삼성그룹주펀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8% 가량 웃돈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앞서 집계한 27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조820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4조6000억원)보다는 28.08%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우울한 어닝시즌을 앞두고 있다. 앞서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렸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9일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종전 예상치를 31.8% 하회한 25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동부증권도 지난달 22일 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3053억원에서 2111 억원으로, HE본부 영업이익률을 종전 2.2%에서 0.7%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LG그룹주펀드에는 올 들어 자금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키움LG&GS플러스 1(주식)C1'에선 11~12월 두 달 동안 1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최근 1년 수익률은 LG그룹주펀드가 삼성그룹주펀드를 아직까지 앞서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 중 설정액 규모(1조6013억원)가 가장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A)'는 1년 수익률이 -13.67%로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3.55%)에 한참 못 미친다. 다른 '1조 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1)'도 1년 수익률이 -14.06%로 저조하다. 나머지 펀드들도 대부분 1년 수익률이 -10%를 밑돌고 있다. LG그룹주펀드는 '키움LG&GS플러스 1(주식)C1'이 9.29%,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 1(주식)(A)'이 -3.23%로 선방하는 중이다.  시장전문가들은 다만 여러 호재에 이어 배당 확대 소식도 들리면서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보다 30∼50% 배당을 확대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아질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배당 스타일 펀드가 각광받지 않겠느냐"며 "장기적립식을 선호하는 펀드 투자자라면 지금이 배당 확대라는 확실한 모멘텀을 지닌 삼성그룹주 펀드를 담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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