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평사리日記]대만집

미지언니는 대만에서 시집와 칠년간 평사리에서 살았다특유의 익살과 서투른 한국말이 친근감을 더하게 하였다음식솜씨가 좋아 여러 번 초대를 받았고우리 집에 귀한 손님이 오면 특별메뉴를 만들어 주어 특별한 손님대접을 하게했다꽃을 키우는 재주가 뛰어나 마당과 거실에는 일 년 내내 이국적인 화초가 넘쳐났고우리 집 울타리와 마당에도 여러 나무와 꽃을 심어주었다숲길 걷기를 좋아하여 자주 숲으로 갔으며나 보다 더 많이 한국 나무 이름과 꽃 이름을 알았고숲속에서는 곰 흉내와 나무를 껴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즐겁게 해 주었다언젠가부터 소식이 뜸하더니 미지언니 부부가 보이지 않았다수소문을 해서 알아보니 대만으로 돌아갔다고 한다숲과 화초 가꾸기로는 다 채워주지 못한 것이 있었을까?화초 같은 미지언니 부부를 우리가 더 살갑게 대해 주었더라면지금도 대만집에는 이국적인 화초가 넘쳐고 있을 것이다오늘밤 언덕 위 대만집에는 불이 꺼져 있다지금쯤 대만 어느 마을에는 멋진 화원을 이루고 있겠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