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김씨·한양 번씨 등 귀화 외국인 성본 창설 붐-성본 창설 개명 건수 매년 늘어나·이름은 현주·수민처럼 평범한 이름 써[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필리핀 출신 여성 리오페메이(31ㆍ가명)씨는 '도봉 김씨'의 시조다. 2011년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는 김씨는 최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이름을 따 성을 새로 창설했다. 귀화한 외국인들이 새롭게 성본(姓本)을 창설하는 경우가 늘면서 매년 성본 창설 및 개명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성본 창설ㆍ개명 소송은 2261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성본 창설ㆍ개명 건수 2080건을 웃도는 것이다. 성본창설ㆍ개명 건수는 2012년 1771건에서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성본 창설ㆍ개명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식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귀화 외국인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결혼이민 여성 등 귀화 외국인들의 성본 창설ㆍ개명 허가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안서연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예전에 고아원의 집단 성본창설이 많았다면 지금은 귀화 외국인들의 소송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새로 만드는 성본은 리오페메이씨의 경우처럼 자신이 사는 지역을 따 붙이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도봉 김씨,설천 이씨, 성동 박씨와 같은 식이다. 밀양 박씨, 김해 김씨 등 이미 본이 있는 지명을 따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기존 성본의 종친회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한양 번씨'와 같이 실재하지 않는 지역명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외국이름이 판쓰 유메이면 판씨로 성을 만드는 것처럼, 출신국에서 본래 쓰던 이름과 비슷하게 만드는 이들도 많다. 지역은 특이한 곳들이 많지만 성씨는 대부분 김ㆍ이ㆍ박 등 평범한 성씨들이 주를 이룬다. 베트남 출신 여성 탐투이응아(25ㆍ가명)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이지원(가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원'이라고 이름을 붙인 건 지원이라는 이름이 가장 흔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성본 창설이나 개명의 목적이 눈에 튀지 않는 데 있기 때문에 연예인 이름과 같은 유명한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민지ㆍ수민ㆍ현주처럼 그 시대 가장 흔한 이름을 대부분 선택한다"고 말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산하 법문화교육센터에서 가족관계미등록자를 발굴해 성ㆍ본 창설 기획소송을 돕고 있다. 안서연 변호사는 "서면 하나만 쓰면 되는 데다 이례적인 사유가 없으면 법원에서 당사자를 부르지도 않는다"며 "소송이 간편한 점도 성본창설ㆍ개명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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