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적 브랜드가 본뜨는 아모레 화장품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히트 화장품을 프랑스 브랜드 랑콤과 크리스챤 디올이 본떠 내년 봄부터 시판할 계획이라고 한다. 랑콤을 만드는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과 크리스챤 디올의 LVMH그룹이 모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모레가 2008년 선보인 '에어쿠션' 파운데이션. 피부에 바르지 않고 쿠션 형태의 스펀지를 두드리는 방식으로 여성의 수십 년 화장법을 바꾼 제품으로 통한다. 아모레 쿠션 화장품은 아이오페ㆍ헤라 등의 브랜드로 지난해 국내외에서 1260만개를 팔아 3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6초마다 한 개씩 팔려 올해 매출은 6000억원대로 예상된다. 경쟁 브랜드의 쿠션 화장품 개발 움직임에 아모레는 서둘러 글로벌 특허를 출원했다.  아모레가 세계적 화장품 메이커로 성장한 데는 이유가 있다. 증권ㆍ패션 사업과 스포츠구단을 정리하고 화장품사업에 올인했다. 경쟁력 있는 사업을 선택해 집중한 것이다. 1954년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둔 아모레의 상표권은 9354건으로 국내 1위다. 한방 브랜드 '설화수'는 명품으로 통하며 중국 관광객의 단골 쇼핑폼목이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급신장하며 지난해 말 100만원대였던 주가는 5일 현재 250만원에 육박해있다.  한류에 업히지 않고 품질로 승부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는 화장품만이 아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을 다녀오는 여행객들 손에 들려 있는 것 중 하나가 일제 코끼리밥솥이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 기술로 만든 밥솥이 일본에 수출되고, 중국인들이 사 들고 가는 제품이 됐다. 쿠쿠전자의 밥솥이 그 주인공으로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만들어오다 외환위기 직후 납품이 끊기자 와신상담하며 자체 브랜드로 키운 결과다. 지금은 한국이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통하지만 1970년대 중반까지 고유 모델이 없었다. 나흘 전 1일은 현대자동차가 국산차 첫 모델 포니의 생산을 시작한 지 39년 되는 날이다. 미국에서 기술을 들여오려다 실패한 뒤 자체 개발한 포니는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 수출하며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썼다. 자원과 자금이 부족하고 기술도 뒤떨어진 상황에서 도전해 산업을 일군 기업가정신은 다 어디로 갔는가. 여건이 어려울수록 불굴의 기업가정신과 리더십이 진가를 발휘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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