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온 마이클 샌델 '정당정치의 한계, 공공담론에서 답 찾아야'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한국에 열풍을 일으킨 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정당정치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선 공공담론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샌델 교수는 4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과의 대담에서 "정당 정치에 대한 환멸이나 실망이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샌델 교수는 정당정치가 한계를 갖는 것과 관련, "공공담론에 참여자가 적어 기계적인 대화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테이블에 앉는 대상자가 적다보니 대화보다는 자기 입장 전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를 해도 합리적인 논의를 꺼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면서 "사회라는 게 완벽하지 않다 보니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샌델 교수는 이어 "현재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투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시민사회 건설과 공공문화를 설정하는 틀을 만드는 게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식 뿐 아니라 도덕교육이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덕교육과 관련해서는 "정책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센델 교수는 "도덕 뿐 아니라 시민교육은 단순히 학교에서 가르칠 게 아니라 습관화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상호 존중하는 대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센델 교수는 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효율성을 위해 공평성을 희생해야 될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나"는 질문에 대해선 "하나를 위해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다"며 "이해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이면서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착취를 통해 공장을 운영해 효율적으로 상품을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훈련받은 노동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상품을 효율적으로 생산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번영을 위해 평등과 공평함, 정의를 희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절망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나타나는 님비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정병국 의원의 질문에는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공공선에 대한 합의를 해야한다"며 "공공선의 문제는 공동의 책임라는 점에서 생각해야 하고 정치인들께서 이런문제 해결하는데 선두에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샌델 교수는 "지난 반세기동안 한국은 굉장한 성취도를 보여줬지않느냐"며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데 한국이 성공하면 전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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