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FA) 시장서 배영수·권혁 등 영입에 100억원 투입, 올 시즌 평균자책점 꼴찌 약점 보강해…김성근 감독, 지옥의 스프링캠프로 전력 상승 다짐
자유계약(FA)을 통해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긴 배영수와 송은범, 권혁(왼쪽부터)[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배영수(33)는 화룡점정이었다. 프로야구 한화가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사냥을 마쳤다. 성적표가 눈부시다. 굵직한 선수가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집토끼'도 지켜냈다. 수순도 절묘했다. 제일 먼저 김경언(32ㆍ3년 8억5000만원)을 잔류시켰다. 외부에서 권혁(31ㆍ4년 32억원)과 송은범(31ㆍ4년 34억원)을 영입해 주목받은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3일 늦게 배영수(3년 21억5000만원)의 사인을 받아냈다. ◆ 야신의 화두, '투수' = 한화가 이번 FA 시장에서 쓴 돈은 96억원. 삼성(173억원)과 SK(164억원)에 비하면 적다. 그러나 비전이 뚜렷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강했다는 점에서 내실 면에서는 자유계약 시장의 마지막 승자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닥치는 대로 선수를 사들이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72)은 지난 10월 28일 취임식 일성으로 투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구단은 김 감독의 처방대로 움직였다. 사실 배영수가 삼성과 재계약하지 못하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대구의 토박이 스타였기 때문이다. 삼성 팬들은 지난 1일 배영수의 복귀를 기원하는 신문광고를 냈다. 그러나 한화는 노재덕 단장(50) 지휘 하에 운영팀이 달라붙어 배영수와 교감했다. 한화의 '진심'에 배영수의 마음이 움직였다. 배영수가 보기에 따라서는 작게 느껴지는 액수에 사인을 한 이유도 '공감'에 있었다.◆ 지름신, 김승연 회장 = 모기업의 지원 없이 구단에서 지갑을 열 수는 없다. 한화의 공격적인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2)의 비전 없이는 불가능했다. 공교롭게도 한화그룹은 최근 삼성 계열사 네 곳(삼성테크윈ㆍ삼성종합화학ㆍ삼성토탈ㆍ삼성탈레스)을 인수했고, 프로야구단은 삼성 선수 두 명을 얻었다. 김 회장은 한화의 '삼성 4개 계열사 빅딜'에 즈음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삼성 계열사 인수가 성사돼 기쁘다"고 했다. 김 회장의 통 큰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8월 7일 잠실구장에서 한화와 LG의 경기를 관전한 다음 경기가 끝나자 덕아웃으로 내려가 당시 한대화 감독(54)을 격려했다. 이때 팬들이 '김승연'을 연호하며 "김태균 좀 잡아 달라"고 호소하자 주저없이 "김태균 잡아 올께!"라고 화답하며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빈말이 아니었다. 한화는 이듬해 김태균에게 주황색 유니폼을 입혔다.
김성근 감독[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 남은 과제, '이기는 야구' = 올 시즌 한화의 팀 타율은 0.283로, 아홉 개 구단 가운데 7위였다. 정규리그 3위 NC(0.282)와 4위 LG(0.279)보다 타격은 강했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6.35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실점은 유일하게 800점(889점)대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상위 10위 안에 든 투수는 한 명도 없다. 선발진에서 이태양(24ㆍ7승 10패 평균자책점 5.29)이 고군분투했을 뿐이다.이제 한화 마운드는 확 달라졌다. 기존 선발진인 이태양과 유창식(22), 송창현(25)에 송은범, 배영수가 가세했다. 여기다 외국인투수 두 명이 들어오면 선발진이 넘쳐난다. 4~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유창식과 송창현이 왼손투수라는 점에서 선발진의 좌우 균형도 이상적이다. 방망이 실력이 그대로라면 가을야구 진출은 어렵지 않다.◆ 공포의 스프링캠프 = 한화 선수들이라면 선수 구성이 강해졌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김성근 감독은 멤버 좋다고 훈련량을 줄일 사람이 아니다.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의 마무리 훈련은 앞으로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담금질이 얼마나 혹독할지를 예고했다. 조인성(39)과 김태균(32), 정근우(32)의 새까맣게 변한 훈련복이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욕심이 많은 지도자다. 배영수를 얻고도 웃지 않았다. 그는 "(선수 영입에) 100% 만족은 있을 수 없다"며 "장원준과 안지만도 데려오고 싶었다"고 했다. 한화는 내년 1월 중순(세부 일정 및 장소 미정)부터는 오키나와 등에서 새 시즌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단내가 날 것이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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