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KB국감' 된 금융위 국감…내일 2탄 예고(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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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이장현 기자] 15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는 사실상 'KB국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KB금융 사태'에 집중됐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문제,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도 거론됐지만 'KB 사태'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증인으로 출석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국정감사가 끝난 오후 10시30분까지 증인석에 남아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담담한 모습으로 사과를 하며 머리를 숙인 반면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한 금융위는 해명에 적극 나섰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금융위 국감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KB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미숙한 대처를 꼬집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금융 사태로 금융당국의 위상이 완전히 추락했다"며 "임영록, 이건호 두 사람이 동반 퇴진한 것처럼 신제윤 위원장과 정찬우 부위원장, 최수현 금감원장과 최종구 수석부원장도 모두 동반 퇴진하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금융당국의 권위를 추락시킨 모피아(재무부 출신) 역사의 치욕"이라고까지 날을 세웠다. 이에 신제윤 위원장은 "(제재)소신에 따라 처리했다"며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받아쳤다.'오락가락'한 제재 수위도 도마에 올랐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은 "KB 사태로 제재심의위 결정을 금융감독원장이 손바닥 뒤집듯 번복할 수 있음이 드러났고 금융당국 결정이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금융당국이 제재 수위를 바꾼 것을 두고 "오락가락 행태"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은 "제재심의위원회는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이며 그런 내용을 참고로 해서 금융위원회 전원 의결로 중징계를 내렸다"며 "오락가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대응했다.KB 전직 두 수장은 그간 치열했던 공방과 달리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임영록 회장은 금융위서 중징계를 의결한 후 소송까지 벌였는데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가"라며 묻자 임 전 회장은 "KB금융그룹의 전 회장으로서 상당히 오랜 기간 물의를 일으킨 데 진심으로 죄송하며 모든 일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이 전 행장은 "감독당국이 제가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게 마땅치 않다 판단했다면 그 판단은 일단 존중하고 자리서 물러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하면서도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이날 국감에선 KB 사태와 더불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추진 논란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하나금융이 2년 전 외환은행 인수 당시 노사 간 작성한 '2·17 합의서'에 당시 금융위원장이 남긴 서명을 근거로 금융위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다. 합의 주체가 노사 뿐 아니라 정부도 포함돼 있다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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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산업은 신용, 약속, 신뢰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당시 5년간 독립법인을 유지하기로 약속한 2·17 합의를 성실히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기준 의원 역시 "당시 합의당사자인 하나금융지주가 5년 독립경영 보장을 무효 선언하고 일방적 통합선언을 했다"며 "금융위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는 "합의는 양자 간에 신의성실에 의해서 지켜져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참석했지만 단순히 '입회'한 것으로 본다"며 "합의는 지키는 게 타당하지만 (금융위가)법적 강제력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기 통합을 원한다면 이 역시 가능하다"며 "경영진과 노조가 협의를 빨리해 중지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현황을 분석해보니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60% 이상인 수도권 대출자가 최근 4년간 6배나 늘었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신학용 의원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60%까지 오른 것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경제가 발전하면 가계부채 총량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은 KB 사태를 포함한 여러 금융 현안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와 질책이 이어지며 오후 10시40분이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한편 16일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9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임영록 전 회장, 이건호 전 행장 등 이날 금융위 국감에 선 KB 사태의 주체들이 다시 증인대에 서고,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CJ차명계좌 등 관련), 김영철 하나은행 부행장(하나·외환은행 통합 등 관련), 이기흥 ING생명 부사장(자살보험금 관련) 등이 추가로 참석한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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