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이준호, 각자 길 가기로…이유는?

네이버-NHN엔터 상호 지분 정리…각사 사업 집중·책임경영 강화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둘도 없는 동반자였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이 본격적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각사의 주력 사업에 더욱 집중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로써 네이버는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다음카카오를 견제하며 인터넷과 모바일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NHN엔터는 전자결제 등 게임 외 사업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1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와 NHN엔터는 전날 각자의 지분 정리를 마쳤다. 지난해 8월 NHN은 기업분할을 통해 네이버와 NHN엔터로 나뉜 바 있다. 분할 1년여 만에 양사가 지분 정리까지 완료한 것이다. 양사의 지분 매각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전에 경영진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NHN엔터 지분 9.54%(144만6천990주)를 전량 이준호 NHN엔터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대주주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매각 규모는 1158억원이다. 반대로 이준호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 주식 123만주 중 30만주(0.9%)를 약 240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분할 이후 남아 있던 지분마저 정리함으로써 구조적 관계마저 완전히 정리를 한 셈이다. 이해진 의장이 보유하고 있는 NHN엔터 지분 4.64% 역시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모바일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각자 사업 영역의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분할 결정과 맥을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NHN엔터와 건강합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겠다”고 덧붙인 만큼 메신저 라인과 NHN엔터의 모바일 게임을 주축으로 한 양사의 협업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네이버는 “모바일 회사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모든 서비스와 조직을 바꾸겠다”는 이해진 의장의 말에 따라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국민 10명 중 9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음이 쌓아온 콘텐츠를 덧입혀 몸집을 불려나갈 다음카카오를 견제하며 네이버만의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게임 외 사업에 눈을 돌린 NHN엔터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그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NHN엔터는 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 취업포털 인크루트, 전자결제업체 한국사이버결제를 줄줄이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한 바 있다. 이해진 의장과 이준호 회장은 대학 선후배사이로, 네이버 창업동지이자 둘도 없는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네이버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왔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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