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봄날' 수영의 재발견, 감우성 없으면 가능했을까?

MBC 방송 캡쳐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수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을만큼 호연을 펼치고 있다. 이는 대선배 감우성의 받쳐주는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지난 25일 방송에서 수영과 감우성의 관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한 끌림을 숨길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은 결국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감정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 시청률은 9.2%(AGB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이 드라마에서는 무엇보다 수영과 감우성의 연기 호흡이 눈길을 끈다. 수영은 1990년생, 감우성은 1970년생으로 두 사람은 스무 살의 나이차가 난다. 심지어 감우성은 수영이 두 살이 되던 해인 1991년에 MBC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하지만 아버지뻘인 감우성과 연기를 하는 수영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청자들은 함께 설레게 된다. 세월을 거스르는 듯한 감우성의 동안도 한 몫을 했지만 젊은 배우가 지니지 못한 중후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가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린다.감우성은 극중 축산업체 대표이자 싱글대디인 강동하를 연기하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와 어딘지 처량해 보이는 동하는 왠지 모를 모성애를 자극한다. 수영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것도 결국은 이러한 지점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수영이 끌리는 상대가 아무리 봐도 매력적이지 않은 한낱 '아저씨'에 불과하다면 극의 재미는 현저히 떨어졌을 게 분명하다.물론 수영 또한 확실히 깊어진 감정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건 맞다. 겉으론 밝지만 내면에는 상처를 지니고 있고, 순수함과 성숙함을 동시에 지닌 봄이는 수영에게 꼭 맞는 분위기의 캐릭터였다. 눈물 연기 역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감우성은 지난 25일 열린 '내 생애 봄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영의 눈물 연기를 칭찬하며 "수영 씨가 눈물 연기를 잘한다. 특히 왼쪽, 오른쪽 자유자재로 눈물을 흘릴 줄 안다. 정말 신기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수영의 연기가 호평을 얻고 있는 점에 대해 "수영은 원래 연기과 출신이고 본인이 우선 재능이 있다"며 "그동안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능으로 편견을 뒤집은 사례"라고 말하며 후배의 기를 세워줬다.2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대선배로서, 가수 출신의 어린 후배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진심어린 격려를 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 같은 배려와 현장의 편안한 분위기가 어쩌면 수영이 잠재된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는지 모른다.극중 감우성은 아내를 잃은 내면의 상처, 동생의 여자에게 끌리는 혼란스러운 감정과 남자로서의 다정하고 자상한 모습까지 넘나들며 끝없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첫회 방송 전까지 수영과 감우성의 케미(남녀 주인공의 연기 궁합)를 기대하지 않았던 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 생애 봄날'에 빠져들고 있는 건, '멋진 중년' 감우성의 공이 크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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