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가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한국을 찾은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스 피케티는 한국 역시 불평등의 문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피케티 교수는 19일 '세계지식포럼' 강연을 통해 한국의 불평등 문제에 대해 "미국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일본과 유럽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케티는 별도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의 소득세에서 최고 한계소득세율이 지난 30년 동안 하향세를 보여왔다"며 "실질적으로 최상위층의 부가 크게 늘어난 원인에 대해 자세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조세정책과의 상관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피케티 교수는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누진적 소득세를 적용하는 방법 외에도 교육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불평등을 해소할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OECD 국가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라면서 "공공투자 중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고 형평적인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분야의 교육 투자와 지출을 높이는 게 한국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규제완화 문제에 대해 피케티 교수는 "지나친 규제 완화는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금융시장의 규제완화에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융부분의 규제완화는 위험하다"며 "금융산업의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오히려 불평등은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피케티 교수는 "금융 시장의 규제 완화했을 때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고 실물 경제가 높게 성장하기 어렵다"며 "지나친 금융규제 완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사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 분명한 답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노조과 사측이 회사내에서 힘의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랑스의 경우에도 노조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독일 모델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하며 "노조가 길거리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경영회의에 목소리 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피케티 교수는 불평등 문제에 사회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불평등 문제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정치적 대형 쇼크가 없어도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과거 소득세가 도입될 당시가 전쟁기간이었으며, 서구의 복지국가 도입과 조세정책의 개발 등을 언급하며 1차 대전, 대공황, 2차대전 등의 정치적 쇼크가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왔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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