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무협약 위해 냉장고 부문 부사장들 만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벌어진 세탁기 파손 사건을 놓고 감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재로 두 회사의 냉장고 개발 담당 부사장들이 한자리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법정 다툼에 지식경제부가 나서 중재를 시도한 것처럼 이번 세탁기 분쟁 역시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된다. 16일 오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김상학 부사장과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박영일 부사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무협약을 위해 서울 목동 소재 서울지방식약청에서 만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통합식품안전정보망을 통해 제공되는 식품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냉장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협약을 맺는 것이다. 두 회사는 공동으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스마트냉장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세탁기 문제로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사장)와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팽팽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냉장고 부문에서는 서로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세탁기와 냉장고라는 품목에선 서로 차이가 있지만 문제의 발단이 된 조성진 사장이 냉장고 사업도 맡고 있다는 점과 윤부근 대표가 직접 LG전자의 파손 행위에 대해 문제 삼고 나섰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실무협의회가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상대방이 자사를 흠집 내려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독일 현지 가전 매장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 전략 제품을 힘껏 손으로 눌러 파손시킨 뒤 함께 있던 개발 담당 임원이 다른 매장서도 같은 행위를 반복해 고의로 문을 망가뜨렸다는 것이 삼성전자측의 주장이다. LG전자측은 단순한 테스트였을 뿐 고의성은 없었고 다른 경쟁사 제품들은 같은 방법으로 테스트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삼성전자 세탁기만 쉽게 문이 고장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사과를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자사 전략 제품을 깍아내렸다며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게 된 것이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제출한 CCTV 동영상과 독일 현지 가전 매장에서 회수한 세탁기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워낙 두 회사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서로 싸우던 중 지식경제부가 나서 중재를 시도했듯이 세탁기로 벌인 싸움을 냉장고로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 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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