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호 한솔홈데코 대표이사
흔히 친환경 건축이라 함은 자연과 인간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 환경과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건축을 말한다. 즉, 자원의 재활용 등을 통해 환경 보전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나아가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친환경 건축이 추구하는 목표라는 것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집을 지을 때는 산을 등지고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가 있으며, 인심이 후한 곳에 집터를 잡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이 원칙이 깨지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으로 삶의 질보다는 규모와 외형, 효율성이 중시됐고, 이로 인해 아파트가 대안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까지도 연간 신축 주택구조의 90% 이상이 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며, 현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주거 공간의 의미란 옛사람들의 그것과는 명백히 다른 뜻을 가지게 됐다. 물론 그 속에는 장점과 단점이 혼재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잘 꾸며진 고층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탁 트인 전망과 편리한 주거서비스를 제공받게 됐으나 한편으로는 새집증후군이나 새가구증후군 등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얻기도 했다. 이런 환경성 질환들은 날이 갈수록 심각하게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 공기 오염에 의한 사망자가 연간 280만명에 이르고 실내공기오염 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다고 추정한 바 있다. 또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건축자재, 가구류,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매우 다양한 오염원에서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따라 단순히 유해물질을 적게 방출하는 것에서 벗어나 건축자재가 갖는 기능성ㆍ정서적인 측면을 포함해 환경적인 부분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가장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능성 건축자재가 바로 목질 건자재다. 목재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용된 인류의 근간인 재료이고 인간의 기본 정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친숙한 자연의 재료다. 생장이 둔화된 다 자란 나무는 수확해 활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다시 심음으로써 탄소 흡수원을 늘려 가는 순환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다른 건축자재와는 차별성을 가진다. 우리나라에도 친환경 주거 바람이 다시 불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답답한 서울의 아파트를 벗어나 근교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아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이제 주거의 조건 중에서도 자연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포개어져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거환경에서나마 최대한 친환경적인 요소를 찾고자 하는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친환경 자재들이 나오고 있으며 고품질의 목재 등을 활용한 제품 등도 많다.이제는 주거환경의 질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더욱 건강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관련 법 개정과 시행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주거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불법 저질 제품 제조ㆍ유통 시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또 제품을 생산하는 건자재업계도 친환경 제품 개발 노력과 함께 양질의 재료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장인으로서의 양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명호 한솔홈데코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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