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현의 AG '금빛 스매싱'…'리 쉬에리'를 넘어라!

여자 배드민턴대표팀 성지현[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여자 배드민턴 성지현(23·MG새마을금고)에게 인천 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은 중요한 숙제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방수현(42)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끊겨버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메달 획득이라는 사명을 짊어졌다.성지현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에 나간다.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다. 그러나 메달 고지로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 선수들이 강하다. 성지현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랭킹에서 5위에 올랐다. 대표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랭킹 1·2·3위는 중국 선수다. 이 가운데 성지현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는 1위 리 쉬에리(24)다. 2012년 12월 20일부터 줄곧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선수다. 그 동안 성지현이 일곱 차례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달 14일 도쿄에서 열린 BWF 요넥스 일본오픈 준결승전에서도 세트스코어 0-2(15-21, 21-23)로 졌다. 리 쉬에리는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타점 높고 빠른 공격을 한다. 키(174㎝)가 크지만 순발력도 좋아 공·수가 모두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약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성지현은 "(리 쉬에리는) 오래 공격을 주고받는 랠리에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랠리를 길게 할수록 승산이 있다. 그러려면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여자 배드민턴대표팀 성지현[사진=아시아경제 DB]

성지현이 가다듬어야 할 부분은 대각선 방향으로 넘어오는 공을 받아넘기는 능력이다. 성지현은 키(175㎝)가 큰 반면 순발력이 부족해 먼 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쳐내는 데 약점이 있었다. 리 쉬에리가 자주 구사하는 기술도 코트 앞뒤보다는 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는 공격이다. 그래서 현재는 수비 상황에서 넘어온 공을 자신에 유리하도록 받아넘기는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지현은 "빠르고 각도 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남자 선수들과의 훈련을 병행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공격과 수비 다른 부분에서 성지현과 리 쉬에리는 기량차가 거의 없다. 성지현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하이클리어(후위에서 상대 코트 뒤쪽으로 길게 넘기는 기술)와 헤어핀(네트 앞에 짧게 떨어지도록 공을 붙여 넘기는 기술), 푸쉬(상대 공격을 어깨 쪽에서 죽 밀어 짧게 받아치는 기술) 등 기본적인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다. 최근에는 공격할 때 하프 스매싱(점프 없이 팔 스윙 만을 이용해 빠르게 쳐 넘기는 기술)이 좋아졌다. 상대에 공격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랠리를 유리하게 끌어가는 데 유용한 기술이다. 이득춘 배드민턴대표팀 감독(52)은 "(성지현은) 경기할 때 집중력과 승부근성이 매우 뛰어난 선수"라며 "공격 기량이 엇비슷해 (리 쉬에리와의 경기에서) 승부는 수비에서의 갈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랭킹 10위권 내 선수들끼리의 대결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대각으로 넘어오는 공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경우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했다. 성지현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 나간다. 2010 광저우 대회 때는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단식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2010년 11월 17일 광저우 텐허체육관에서 열린 고토 아이(27·일본)와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2(19-21, 13-21)로 졌다. 성지현은 "4년 전과 비교해 큰 대회 경험도 많이 쌓였다"며 "두 번째 출전이고 한국에서 하니까 더 힘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배드민턴대표팀은 6일 경북 구미에서 끝나는 2014 배드민턴 코리아리그 2차 대회 이후 7일 태릉선수촌에 재소집된다. 아시안게임 전에는 25일부터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세계랭킹 28위 내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어 대표팀 내 여자 단식에는 성지현과 배연주(24·KGC인삼공사) 두 선수만 나간다.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은 대회 이틀째인 9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성지현▲생년월일 1991년 7월 29일 ▲출생지 인천▲출신교 대도초-언주중-창덕여고-한국체대▲체격 175㎝·55㎏▲가족관계 父 성한국(51)·母 김연자(51) 씨의 1남1녀 중 장녀▲소속팀 MG새마을금고▲첫 국가대표 발탁 2007년 8월 12일▲주요대회 성적- 2010년 세계 여자단체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단식 16강- 2013년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여자 단식 우승- 2014년 대만오픈 그랑프리골드 여자 단식 우승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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