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샤이닝'의 그 꼬마는 어떻게 됐을까…'닥터슬립'

스티븐 킹의 최신작…30여년 만에 돌아온 '샤이닝'의 후속작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샤이닝'은 스티븐 킹이 직접 만든 용어다. 말을 하지 않고서도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깃든 영혼과 소통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뜻한다. '샤이닝' 능력을 가진 꼬마 '대니'가 한 겨울 오버룩 호텔에 머물게 되면서 겪는 괴기스럽고, 끔찍한 사건을 다룬 소설이 바로 '샤이닝'이다.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하고, 잭 니콜슨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티븐 킹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샤이닝'이 나온 지도 벌써 36년이 흘렀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문득 그 오버룩 호텔의 '대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수 십년 동안 스티븐 킹이 받은 질문 가운데 '대니가 살아남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가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펜을 든 스티븐 킹이 드디어 '샤이닝'의 속편 '닥터 슬립'을 내놓았다. 먼저 출간된 해외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나오자마자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브람 스토커 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가디언도 2013년을 빛낸 소설로 '닥터 슬립'을 손꼽았다. '샤이닝' 능력을 가진 소년 '대니'는 여전히 자신의 범상치 않은 능력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어른이 된 후에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날들이 많았고, 알코올 중독자가 돼 사고를 치기 일쑤였다. 다시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 작은 마을에 정착한 '대니'는 호스피스 일을 하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본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환자들이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도록 인도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닥터 슬립'이라고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녀가 '대니'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샤이닝 능력이 있는 아이들을 골라 고문한 후 죽이는 괴집단 '트루 낫'의 위협을 받게 된 소녀를 돕기 위해 '대니'는 '트루 낫'과의 목숨을 건 전쟁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대니'가 알코올의 유혹을 떨쳐내는 과정도 함께 진행된다. 스티븐 킹은 '문제가 많았던 대니의 아버지가 혼자서 참지 말고 알코올 중독자 협회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생각했고, 결국 '대니'를 통해 알코올 중독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담았다. 소설이든 영화든 '샤이닝'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닥터 슬립'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스티븐 킹은 "'샤이닝'은 사람들이 내 전작들 중에서 가장 등골이 오싹했던 작품을 꼽을 때 항상 순위에 오르는 소설"이며 "나는 내 솜씨가 아직 쓸 만하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괜찮은 공포소설의 추억에 부응할 방법이 없다"고 고백한다. 다만 그때 그 안쓰러웠던 소년 '대니'가 제대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닥터 슬립'의 책장을 넘기기를 추천한다. 황금가지. 이은선 옮김. 2권. 1만3500원.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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