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세로 돌아서기 위한 변수는?

양도세 중과폐지, 추가금리 인하 호재…인구줄고 고령화로 구입여력은 감소추세, 주택보급률 못 따라가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 최경환호(號)가 닻을 올리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다. 그 중심에는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자리잡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체감경기가 더욱 침체되면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서민경제의 대표분야라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부터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이 국가 전체의 자산 중 약 70%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대 현안인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주택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으로 모아졌다는 것이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완화책이 먹혀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면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심 교수는 "규제완화는 자연스럽게 건설산업에도 도움이 되고 일용직 근로자 등 연관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지난 7년여간 계속된 주택시장의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주택보급률 상승과 인구증가 폭 정체 및 고령화 등에 따라 상승세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바닥론과 전셋값 급등에 따른 대기수요 증가에 따른 거래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게 맞선다.집값 변수는 공급과 수요, 세제, 금리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있다. 우선 정책적으로는 박근혜정부의 2기 경제팀이 규제완화 기조를 확실하게 밀고 나갈 전망이다. 야당을 얼마나 잘 설득해 법규를 개정해 나가느냐가 남은 과제다.
세제와 금리 역시 우호적 환경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폐지한 데 이어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을 밝힌 '2ㆍ26 대책'의 원안이 크게 바뀐 상태다. 기준금리는 다음달에는 1년4개월만에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측된다. 적어도 인상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주택수요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렇다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볼 때 부동산시장의 상승 여력은 얼마나 될까. 이미 주택수는 가구수를 초과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택보급률은 지난 2008년 말 100.7%다. 이어 2010년 101.9%, 2013년 103.0%까지 상승했다. 인구로 볼 때는 소폭의 증가세를 20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분화가 가속화돼 1~2인가구가 2010년 기준 23.9%에서 2035년 34.3%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은 주택수요 증가를 예견하는 대목이지만 200여만명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로 주택 구입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반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주택을 투자상품이라기보다 주거용으로 보는 계층이 늘어나는 세태나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가구소득 실질증가율이 하락하는 것 또한 부동산시장 활성화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가구소득 실질증가율은 2004년 2.3%였으나 2880년 1.2%, 2013년 0.8%로 곤두박질쳤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의 부채 증가 속도는 소득보다 빠르다"며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이처럼 시장전망에 참고가 될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일단 시장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구입 문의가 늘어나고 있고 통계치로도 상승 전환이 나타났다. 각종 호재에 힘입어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전셋값 급등세가 장기화된 후 매매가 바닥론이 가시화되는 것 같다"면서 "대외변수 등의 문제만 없다면 8월부터는 거래량이나 주택가격 상승이 점쳐진다"고 전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정부가 출범초기부터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침체됐던 주택시장의 투자심리가 결국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div class="blockquote"><H3>경기부양 앞세운 새 경제팀 출범… 부동산, 어디에 투자할까</H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경기부양 기조를 내세운 최경환 새 경제팀이 출범하며 부동산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이미 시세를 문의하는 이들로 떠들썩하다. 분위기를 감지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실제 금융당국이 LTV와 DTI 완화조치를 취할 경우 2주택자 이상 고액자산가들이 시장을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최근 2주택자 전세임대소득 과세방안을 백지화하는 등 과감한 수정이 이뤄진다는 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전문가들은 우선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주택시장의 심리를 진단하는 바로미터로 보면서도 과거와 같은 높은 집값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대체 상품에 대한 반사이익을 점치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과 상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양극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상반기에도 오피스텔과 상가간 명암이 엇갈렸다.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 임대수익률 하락, 공실률 증가 등의 악순환이 계속된 반면 상가는 마곡, 위례, 세종시 등에서 관심이 높아지며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 이 결과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기대비 0.01%p 하락한 5.78%에 그쳤다. 2007년 상반기(6.86%) 이후 꾸준한 내림세다. 상반기 오피스텔 입주물량(1만4549실)은 전년동기(1만4486실)와 비슷했지만 신규 물량이 2만4448실로 같은기간 59% 늘어난 결과다. 더욱이 하반기에도 총 2만8230실이 입주할 예정으로 공실 위험이나 치열한 임대경쟁까지 예상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4년 상반기(4만8975실)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이로인해 수익성은 물론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상가시장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전국 154개 상가가 분양에 돌입해 전년동기(113개) 대비 36%나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서울ㆍ수도권의 경우 마곡, 별내 등에서 78개 상가가 집중됐다. 유형별로는 근린상가(51개)가 전기대비 82% 가량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관심이 쏠리며 가격도 뛰었다. 상반기에 공급된 154개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660만원(1층 기준)으로 2062만원을 기록한 전년동기 대비 29% 치솟았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상가의 경우 상반기에만 위례, 마곡, 문정 등 입지가 좋은 곳에서 상품이 쏟아지면서 주목을 끌었다"고 전했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오랜동안 계속되고 부동산 상품이 다양화되며 자산가들은 이제 특정 투자상품에 몰리지 않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 금융권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이 보장된다고 판단되는 틈새상품에 투자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div class="blockquote"><H3>규제완화 발 부동산 훈풍…변수는 국회</H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는 확고하지만 관련 법안들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국회의 도움 없이는 규제완화를 통한 내수 진작에도 한계가 분명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21일부터 7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도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등 대부분의 규제 완화 법안에 대해 야당의 반대가 심한 데다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와 7ㆍ30재보선 등 여야대립이 첨예한 사안이 산적해서다. 오는 8월26일부터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 자칫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지난 9일에도 후반기 국회 원구성 이후 국토교통위원회의 첫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지만 여야의 기싸움에 법안 상정조차 못한 채 무산됐다. 국토위는 현재까지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시장에선 재건축 관련 부동산 규제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재건축의 초과 이익 환수제 폐지와 조합원이 소유한 주택 수만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법률안'이 제출돼 있다.분양가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주택법' 개정안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집값이 급등했던 2005년 분양가를 잡기 위해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시장 침체기인 최근 상황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게 정부ㆍ여당의 입장이다. 정부는 2012년 관련 법안을 제출했지만 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야당은 규제완화 법안보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제'를 우선 입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전셋값 상승 등 주택 임대차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국회가 공전하면서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확대ㆍ개편해 도시재생 등에 활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표류하고 있다. 이에 리츠(REITs)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 등 무주택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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