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분별은 낯익은 말이다. 4자성어라고도 하기 쑥스러울 것이다. 그 뜻은 사리를 분별하는 일이며, 더 풀면 사물의 이치를 분간하고 구별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말이다.세상의 모든 것에는 사(事)와 리(理)가 있다. 앞엣것은 드러나있는 것이고 뒤엣것은 숨겨져있는 혹은 속에 있는 본질이다. 분별의 분(分)은 형상과 본질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이며, 분별의 별(別)은 그 나눈 것의 차이를 인식하는 힘이다. 우리가 이성적이라고 말하는 것, 진짜 지혜롭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내 편의 나쁨과 상대편의 좋음을 나눌 수 있는 능력, 나눠서 새롭게 판단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그게 사리분별이다.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잘못을 나눌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지닌 차이를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도 사리분별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과 '하지만 그것이 옳은 것'을 나눌 수 있는 능력. 나눠서 그것에 걸맞은 일을 하는 것. 이 단순하고 중요한 것이 바로 사리분별이다.사리분별, 하기는 하고 있는가. 요즘 가끔 내게 묻는 말이다. 이상국 편집에디터 iso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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