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淸思]최경환과 이카로스의 날개

[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넘기면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게 된다. 최 후보자는 강력한 리더십이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겨진다. 청와대 경제수석과 경제부처 장관의 임면에 그의 입김이 들어갔다. 내정자 시절에 각료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했다. 책임부총리로 손색이 없다. 강력한 경제부총리의 등장은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 경제는 고령화와 양극화라는 미로에서 헤매고 있다. 내수위축과 투자부진, 수출둔화란 삼각파도가 덮쳐온다. 국제금융시장도 살얼음판 위에 있다. 국론은 성장우선과 복지우선으로 갈라졌다. 내우외환을 극복해 줄 강력한 경제부총리가 필요하다. '경제는 내가 대통령'이란 각오로 난국에 대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버겁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최 후보자의 리더십은 박근혜 대통령이 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준 신뢰와 권한이 그의 날개다. 이카루스의 날개다. 그리스신화에서 이카루스는 밀납으로 만든 날개로 아무도 탈출하지 못하는 미로를 벗어난다. 하늘 높이 태양에 다가가다 날개가 녹아, 떨어져 죽는다.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권한을 언제 회수할 지 모른다. 김종인, 유승민, 이혜훈. 친박 경제브레인으로 불리던 인물들의 처지를 보면 최 후보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그래도 '경제는 내가 대통령'이란 각오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러 날개가 녹더라도 경제난이란 미로를 탈출해야 한다. 대통령만 바라봐서는 난국타개가 어렵다. 경제개발 초기, 권위주의 시대에는 대통령의 '나를 따르라'는 지시와 집행만으로 문제해결이 가능했다. 지금은 국민과 야당, 시민단체의 동의가 있어야 실효성 있는 정책이 가능하다. 경제도 크고 복잡해졌고 국민들의 욕구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임명은 대통령이 했지만 성공은 본인 몫이다. 성공하려면 대통령이 준 밀납날개 외에 본인의 튼튼한 날개가 있어야 한다. 최 후보자가 가진 관료, 언론인, 정치인으로서의 경륜을 잘 살리면 가능해 보인다. 특히 집권당의 원내대표까지 역임한 3선 정치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크고 작은 이해를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 국가적 에너지를 하나로 만드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특히 성장과 복지를 둘러싼 합의가 중요하다. 최 후보자는 성장론자라고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 원내대표시절의 국회연설과 부총리에 내정된 뒤의 인터뷰를 보면 기업중심의 외골수 성장지상주의자 만은 아닌 듯 하다. 한국형복지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수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을 언급해, 환율절상을 용인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최 후보자에 대한 국회청문회가 큰 그림을 그려 경제에 대한 희망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최 후보자가 밀납날개만 가진 이카루스가 될 지, 스스로의 날개로 날아오를 지를 가늠하는 자리다. 시작이 반이다.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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