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늘 푸른 소나무처럼 제자리에 묵묵히 서서 운용업계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올해는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에게 특별한 한 해다. 7월1일은 동원투신운용을 흡수 합병하고 통합 출범한 지 9년째 되는 날이다. 다음달이면 한국투신운용이 1974년 국내최초로 투자신탁 전업회사로 설립돼 첫발을 뗀 지 40년째를 맞게 된다. 그는 1981년 한국투신운용에 입사해 올해로 입사 34년차를 맞는다. 사장 자리에 오른 지도 벌써 7년째다.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한투 최장기 근속자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국내 자산운용업의 탄생부터 발전의 변천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도하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 그를 '맏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런 정 사장이 조직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이날 기존 최고운용책임자(CIO) 관할이던 대체투자(AI)운용본부를 '베타(Beta)운용본부'로 변경하고 CEO 직속으로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정 사장은 "저성장·저금리로 알파(초과 수익)를 창출하기 쉽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다"며 "주식운용본부가 알파를 창출하는 데 주력한다면 베타운용본부는 시장수익률을 지향하면서 투자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운용본부와 베타운용본부를 쌍두마차로 자산운용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주식형 펀드 강자인 한투운용이 최근 신경을 쓰는 부분도 베타운용이다. 한투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후발주자지만 중국본토·합성ETF 등을 국내 처음 선보이면서 ETF 업계 3위로 뛰어올랐다. 베타운용본부내 글로벌인베스트먼트솔루션(GIS)부문은 FoHF(펀드오브헤지펀드)에서 시장점유율 60%가 넘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며 국내 리테일 시장이 정체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관투자자를 위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은 "기관투자자에게도 베타상품의 선택과 조합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맞춤형 베타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CEO는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라며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중심을 지키는 운용사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