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최대 10만원 하락…구형폰 반납혜택도 축소
중고 스마트폰 가격 (중고폰 유통사 매입 단가)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중고 휴대폰 가격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동시에 새 휴대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혜택도 줄었다. 구형폰을 반납하면서 신형 단말기를 구매하는 데 받을 수 있는 지원 금액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과열됐던 보조금 경쟁으로 중고 휴대폰의 공급이 많아졌다는 점과 여전히 스폿성 보조금을 통한 신규 '공짜폰'을 노리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 휴대폰 가격이 최근 한 달간 최대 10만원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3개월에 5000~1만원으로 하락하는 기존 추이에서 크게 벗어난 수치다. 중고폰 유통업자들이 적용하는 시세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영업정지 기간인 4월15일 삼성 갤럭시S4의 가격은 26만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영업재개 1주일 만인 5월26일에는 22만1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20일에는 19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두 달간 약 7만원이 내려간 것이다. 갤럭시노트2도 같은 기간 22만4000원에서 15만2000원으로 떨어지고 옵티머스 G프로2는 5월15일(32만원)부터 6월20일(19만7000원)까지 약 12만3000원이 내려갔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두세 달에 많아야 1만~2만원씩 떨어졌는데 갑자기 7만원씩도 떨어졌다"면서 "올해 초 통신사 보조금이 많이 풀렸을 때 개통했다가 중고로 팔려고 해지한 가개통 매물과 스마트폰 교체수요로 인한 공급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중고폰 가격이 이같이 하락하는 것은 안정되지 않은 이동통신시장 구조와 무관치 않다. 연초부터 단발성으로 발생했던 소위 '보조금 대란' 때 싼값에 개통하고 비싸지면 되파려는 '가개통' 물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개통 휴대폰은 개통만 하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폰으로, 포장만 뜯어놓았을 뿐 새 제품이나 다름없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신규 휴대폰을 개통하려는 소비자들의 혜택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점 관계자는 "고객이 쓰던 구형폰을 반납하면 조금이라도 더 지원해줄 수 있는 명분이 생기지만 중고폰 가격이 너무 떨어지니 그만큼 혜택도 줄었다"면서 "법정 보조금 27만원을 지키려는 상황에서 한 달에 10만원씩 가격이 하락한 것은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손해"라고 설명했다.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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