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우려···외국인, 사자행진 주춤

이틀연속 1282억원 순매도·20일 장중 4500억원 내다팔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수 상승을 견인하던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불거진 2분기 실적 우려가 외국인의 매도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9~20일 이틀 연속 1282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13일 순매수 행진을 시작한 이후 외국인이 이틀 연속 순매도를 지속한 경우는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20일에는 장중 4500억원어치를 던졌다. 4000억원 넘게 내다 판 것은 3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의미있게 매도할 경우 던져 볼 질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신흥국 자금 이탈 추세에 의한 것인지 여부,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의 이탈 여부, 주변국과의 동반 하락 여부 등이다. 하지만 이번 갑작스런 '팔자' 전환은 이 세 가지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2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대만, 중국, 한국으로의 유동성 배분 추세가 나쁘지 않다”고 짚었다. 결국 한국만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실적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6월 한 달 동안 27포인트 하락했는데 삼성전자 혼자 36포인트를 끌어내렸다”며 “삼성전자만 아니라면 현재 코스피는 2000포인트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 초만 하더라도 10조원 정도로 예상되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치가 6월 초 9조원이 깨지면서 외국인은 선물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8조원대로 가파르게 감익이 시작된 6월 중순 이후부터 선물 미결제약정은 11만계약까지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 발표 전까지 10여개 증권사의 실적 변경이 예상된다”면서 “하향 조정 폭은 최근 실적 전망치(평균 8조1000억원)와 현재 컨센서스(1개월 기준 8조3000억원) 간의 괴리 정도(2000억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실적 하향 조정세는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 주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간 저점을 재차 하향 이탈했다”면서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4.04%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6월 이후 4.5% 하향 조정됐음을 감안할 때 잠잠했던 실적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하향 조정세는 2분기를 비롯해 3분기,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3분기는 3.3%, 연간은 1.1% 각각 낮아졌다. 글로벌 수급 악화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가 추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순매수 강도는 둔화될 전망이다. 이재훈 연구원은 “원화 강세 압력, 중국 모멘텀 둔화와 더불어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외국인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어 시장 전체적인 모멘텀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출주 실적에 대한 추가 조정 여부가 시장 동선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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