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내 1위 밀폐용기 전문기업 락앤락이 거듭되는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1분기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는가 하면 허위·과장 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도 받았다. ◆다시 불붙은 환경호르몬 논란 = 9일 삼광글라스(대표 황도환)에 따르면 공정위는 락앤락의 비스프리 광고 제품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라며 경고 조치를 내렸다. 락앤락의 경쟁사인 삼광글라스가 지난 2012년 공정위에 제소한 결과가 2년 만에 나온 것이다. 삼광글라스 측은 락앤락이 비스프리의 재료인 트라이탄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장해 모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삼광글라스는 트라이탄에서 비스페놀A는 검출되지 않지만, 다른 환경호르몬은 검출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써티캠(CertiChem)의 환경호르몬 검출 시험 결과 비스프리 제품에 자외선 노출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 활성화 물질(EA)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락앤락은 이에 대해 써티캠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맞받아치고 있다. 서티캠이 트라이탄의 제조사인 미국 이스트만과 소송을 진행 중이라 객관적인 시험이 진행됐는지 명확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환경호르몬 검출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어 아직 진실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공정위 역시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이 아닌 과장·허위광고 여부에만 초점을 맞춰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비스프리가 환경호르몬에서 완벽하게 안전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그간 락앤락이 쌓아왔던 '친환경 플라스틱' 이미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발 훈풍 멎었나…'실적쇼크' = 락앤락에 닥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혔던 락앤락은 이제 실적 둔화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락앤락의 매출은 1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줄었다.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60%나 급락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47%로 지난해 1분기 56%보다 9%포인트나 떨어졌다. 중국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가 부패척결에 나서면서 특판 매출이 부진해졌고, 대형 할인점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락앤락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도 연이은 하락세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2만원대 중반이었던 주가는 1만원대 초반까지 반토막났다. 지난 5일에는 1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52주만의 신저가를 기록했다. 락앤락은 중국 내 유통체계를 도매상과 할인마트 중심에서 인터넷 중심으로 손보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주주총회에서 화장품·식품 등 신사업을 추가하며 외연 확대도 꾀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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