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기자
7일(현지시간) 베니스 국제건축전 공식 개막식에서 한국이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황금사자상을 들어보이는 조민석 커미셔너.
7일(현지시간) '제 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공식 개막식 마지막 순서에서 '코리아'가 불려지자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 모인 세계 각국의 건축가, 아티스트와 관람객조차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이날 한국은 전시 주제인 '한반도 오감도'로 65개의 국가관 전시 중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프란체스코 반다린(이탈리아, 심사위원장), 후 한루(중국) 등 5인의 심사위원단은 한국의 황금사자상 수상 이유로 "한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새롭고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는 뛰어난 전시"라고 밝혔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 전 세계 250여개 비엔날레의 모태격으로 베니스 영화제와 더불어 양대 예술제로 손꼽힌다. 미술과 건축이 번갈아가면서 개최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우리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1993년 백남준 화백 이후 두번째다. 그러나 백 화백은 당시 독일관 참여작가로 미술분야에서 수상, 건축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2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이 처음 참가를 시작한 것은 1986년이다. 이후 1995년 백남준 화백과 김석철 건축가가 베니스측이 꾸준히 한국관 건립의 당위성을 주장해 1995년 공간을 마련했다. 당시 김석철과 백남준은 베니스 시장이던 마시모 카치리에게 '남북 공동 전시' 가능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관 개관 이후 1995년 전수천 작가, 1997년 강익중 작가, 1999년 이불 작가 등이 3년 연속 미술 분야에서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은사자상은 칠레관이 수상했고, 3개의 국가관에만 수여되는 특별언급상은 각각 캐나다관, 프랑스관, 러시아관이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가 운영하는 한국관 전시의 커미셔너는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 큐레이터로는 배형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국내외 29팀의 작가가 전시를 준비했다. 한국관의 전시 주제는 총감독인 렘 콜하스가 제안한 '근대성의 흡수: 1914-2014' (Absorbing Modernity : 1914-2014)라는 국가관의 전시 주제에 부응,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라는 주제로 남북한의 건축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였다.'한반도 오감도'는 지난 백 년의 남북을 아우르는 건축적 현상에 대한 연구로 크게 '삶의 재건 ? Reconstructing Life', '기념비적 국가 - Monumental State', '경계들 - Borders', '유토피아적 관광 - Utopian Tours'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조민석 커미셔너는 "한국 건축가들의 실천적 활동이 최초로 국제적인 인정을 얻은 것으로 이해한다"며 "한국에 대한 격려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관 전시의 참여작가로는 안세권, 알레산드로 벨지오조소(Alessandro Belgiojoso), 닉 보너(Nick Bonner, featuring만수대 창작사, 저자 미상의 북한 예술가 및 건축가들), 마크 브로사(Marc Brossa), 최원준, 찰리 크레인(Charlie Crane), 막심 델보(Maxime Delvaux), 전민조, 강익중, 카롤리스 카즈라우스카스 & PLT Planning and Architecture Ltd., 김동세, 김한용, 김기찬, 김석철 & 프랑코 만쿠소(Franco Mancuso), 김수근, 이영준, 크리스 마커(Chris Marker), 필립 모이저(Philipp Meuser), 문훈, 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 오사무 무라이(Osamu Murai), 피터 노에버(Peter Noever, featuring ‘Flowers for Kim Il Sung, MAK, 2010’ 전시의 북한 건축가들), 박경(featuring ‘Project DMZ, 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 1988’의 백남준과 예술가들), 제임스 파우더리(James Powderly), 신경섭, 서현석(featuring 북한 건축가 김정희 등), 서예례, 이상, 임동우 등 국내외 29팀이다. 이중 15팀은 한국 작가들이며 14팀은 외국 작가들로 구성돼 가장 특이한 작가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