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와 DCS는 별개…이용자 중심 규제 되어야'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초고화질(UHD) 방송 산업의 생태계 육성을 위해 경쟁관계인 케이블TV와 UHD 콘텐츠 교류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다. 사업 추진이 불확실해진 접시없는 위성방송(DCS)에 대해서는 "정부의 합산규제와 별개의 사안으로 조만간 정부에 허가를 신청하겠다"고 언급했다.이 대표는 2일 서울 목동 KT체임버홀에서 열린 위성 UHD 방송 ‘SKY UHD’ 개국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HD의 안착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콘텐츠인 만큼, 케이블과의 UHD 콘텐츠 교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UHD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여러 사업자들이 콘텐츠에 대해 함께 가야 하는 만큼 필요하다면 콘텐츠를 상호 교환할 수도 있고, 같이 공동제작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케이블과 위성방송 간 최대 대립지점인 합산규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DCS는 신기술에 대한 것이고, 합산규제는 방송법상의 문제로 완전 별개의 사안"이라면서 "사업자가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규제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합산규제 관련 법안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산정기준을 케이블 TV, 위성방송, IPTV 구분 없이 전체 가입자의 1/3로 제한하며 지금까지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에서 빠졌던 스카이라이프를 KT 특수관계자로 보고 합산 규제하는 내용이다. 케이블TV 업계 등은 합산규제를 적극 주장해 왔으며, 스카이라이프 측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해 왔다.지난달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 다수가 통과됐지만, 이 법안은 빠졌다. 또 방송통신융합 기술결합서비스를 허용해 DCS 사업이 가능해지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도 통과되지 못했다.이날 KT스카이라이프는 24시간 전국 UHD 방송 시청이 가능한 SKY UHD 채널을 개국하고 연말까지 콘텐츠 수급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12월에 보급형 셋톱박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UHD 채널을 3개 늘려 다채널 UHD시대를 선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이하는 이남기 대표와의 질의응답이다.▲ UHD 방송에서 콘텐츠가 중요한데, 방송PD 출신으로 어떻게 보는가. KT그룹 차원의 미디어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지금 UHD 방송에 대해서는 고화질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결국은 4K 콘텐츠를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선두주자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다. 우리도 자체제작을 하고 있고, 국내 UHD 콘텐츠 제작자와도 연계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가 PD 출신이기에 콘텐츠를 잘 알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무엇이 양질의 콘텐츠인지는 알겠지만 어떤 콘텐츠가 인기가 있느냐 하는 것은 장담을 못하겠다.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스카이라이프의 지향은 다른 매체와 다르다. 우리는 공적인 책임을 지는 미디어다. 농어촌과 산간 등 도서지역까지 전파를 보내 소외지역을 없앤다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 전 권역을 지정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자체도 그런 면을 담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재미를 넘어 시청자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품위를 갖추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표현하자면 ‘산소같고 샘물같은’ 프로그램을 지향하겠다. 올해 10월경에는 두 가지 새로운 채널을 선보일 생각이다. 보시면 어떤 것인지 아실 것이다. 즐겁기만 한 게 아니라 보고 있으면 행복한 채널을 신설하겠다. 현재 105개 HD채널을 제공 중인데 30개를 더늘려 135개 채널로 10월부터 송출할 것이다. 또 SD급 화질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HD 화질 시청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KT 그룹 차원에서는 ‘싱글 KT’와 ‘1등 KT’를 지향하고 있다. 어떤 방향이든 KT그룹 전체 자회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스카이라이프는 뉴스를 하지 않는 종편을 지향하는가. 102억원 확보해 시설 설비 하겠다고 했는데 콘텐츠 분야에는 얼마를 하겠다는 것이냐.= 드라마나 오락, 엔터테인먼트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안하고 있다. 대부분 아까 언급한 교양 분야다. IPTV는 자체제작 채널을 갖지 못하게 돼있으나 위성은 채널 수의 10분의1까지는 자체제작할수 있다. 10월에 더 좋은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다. 내년에는 국내 최초로 UHD 스튜디오를 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시설을 완비하고 카메라도 모두 교체하는 등 상당한 시설투자를 할 것이며, 나머지를 콘텐츠 제작에 쓰려 한다. ▲ 오늘 시연에는 LG전자 UHD TV 제품이 쓰였는데, 이와 관련해 향후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또 4K를 넘어 8K 방송을 향한 장기적 계획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콘텐츠로 함께 가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들 양사가 콘텐츠에 대해서도 투자해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UHD가 국가적 과제인 만큼 양대 제조사와 협력하고 전체 산업발전에 도움되도록 하겠다. 상용화 이후 정착돼 고객들의 수요가 커지게 되면 8K 시대도 오리라고 생각한다.▲ 합산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접시없는 위성방송(DCS) 사업허가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인데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합산규제와 DCS는 완전 별개의 문제다. DCS는 신기술에 대한 것이고, 합산규제는 방송법상의 문제다. 지난해 마련된 ICT진흥특별법과 조해진의원 발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미래부에서 그에 따른 기술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고시가 통과되면 거기에 따라 DCS 사업 재개 허가를 미래부에 제출할 것이다. 아직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논의된 게 없어 아직 어떻게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법안이 상임위 소위에 올라가게 돼서 사업자 의견 등을 논의하게 된다면 방송발전에 도움될 것이라고 본다. 사업자가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관점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방향에 부응하는 규제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UHD방송을 보려면 셋톱박스와 TV를 모두 바꿔야 한다. 본방송이 이뤄지면 이런 비용부담이 좀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본방송은 인상된 요금으로 서비스 되는가. = 오는 12월이면 고급형 셋톱박스를 출시할 것이다. 아무래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우리는 셋톱을 이용하는 거고 TV는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 지금 12월이면 기술적으로 되는거죠? 고급형 셋톱박스 출시하려 한다. 아무래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기에 없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아직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다. ▲ 아직 UHD 생태계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경쟁보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케이블 등에서 생산한 콘텐츠를 교류할 계획은 없는가. 또 HD로 방송이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UHD로 바뀌는 것이 너무 급격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찬성이다. UHD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여러 사업자들이 콘텐츠에 대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홈초이스(케이블TV용 UHD 콘텐츠 수급회사)와도 필요하다면 콘텐츠를 상호 교환할 수도 있고, 같이 공동제작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2015년 다채널 UHD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다른 유료방송에서는 다채널을 하기 쉽지 않지만 우리는 광대역성이 있고 자체제작채널도 있기에 이같은 방향으로 활성화시키려 한다. 2015년 말쯤이면 지상파에서도 꽤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것이다. HD로 온지 얼마 안 됐는데 너무 빨리 가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IT 강국이다 보니 미국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은 한번 시작하면 굉장히 빠르다. 최근 가전제품 양판장에서 TV를 구입한 고객의 45%가 UHD 수상기를 샀다고 한다. 어치파 7-8년 쓰는데 좋을 걸 사자는 소비성향도 있고, 교체시기도 있어 내년쯤에는 많이 판매가 될 것이다. 이렇게 간다면 2016년 정도면 활성화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면 본격적으로 꽃필 것이다.▲ 공직에 있다 KT로 온지 3개월 정도 됐다. 소회는. = KT 전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KT스카이라이프에 와 보니 망들이 깔려있지 않거나 소외된 지역까지 방송을 내보내는 이런 좋은 일들을 하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았다. 통일에 대해서도 그렇다. 언제 될지 모른다. UHD 방송보다 통일이 더 빨리 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지상파라던지 IPTV나 케이블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는 유일한 매체 스카이라이프가 한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채널을 만들 수 있도록 허가받은 만큼 공적 책무를 다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광고를 유치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보고 위안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겠다. 임직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함께 가는 방향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사명감과 실력을 갖춘 조직원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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