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상화를 살피다'…서울옥션, '얼굴 풍경'展

얼굴풍경전, 윤위동, 생각하는 여인

얼굴풍경전, 전병현 휴먼트리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초상화는 내면의 인격이나 품격을 표현하는 재현미술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물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기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이 장르는 입지가 약화됐으나, 회화로서의 초상은 인물의 재현과 함께 작가의 새로운 해석과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풍부한 감흥을 선사하고 있다. 오늘날 초상화가 현대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이어져 내려오는지 되짚어볼 수 있는 전시가 오는 20일부터 열린다.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개최되는 '얼굴 풍경 展 ? 너를 보고 웃는다'라는 전시다.이번 전시에는 전병현, 윤위동, 함영훈, 허용성 작가의 초상 작품 30여점이 선을 보인다. 극사실적인 기법의 현대적 초상, 디지털 기호로 재해석한 초상, 전통적인 기법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초상 등 다양한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현대 초상화의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됐다"며 "작품들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친근한 대상을 다양한 기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옥션은 참여작가들에게 초상 작품을 의뢰할 수 있도록 주문제작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의 작품에 담긴 주인공은 유명인도 있고 일반인도 등장한다. 유명인은 실존인물의 고유성보다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얻어진 이름의 상징적인 초상이다. 일반인들의 초상은 삶의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평범한 인물을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윤위동은 강렬한 명암대비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수채화라는 재료로 투명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들이다. '기도하는 부부(직접의뢰)', '기도하는 여인' , '생각하는 여인' 등 총 4점이 출품된다. 이 중 ‘기도하는 부부’는 직접 어느 컬렉터의 의뢰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수십년을 함께 해온 실제 부부가 두 손을 마주 잡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모습을 극사실적인 표현했다. 전병현은 자화상을 비롯해 ‘휴먼트리’ 시리즈 등 최신작을 내놨다. ‘휴먼트리’는 반쪽 얼굴이 그려진 작은 캔버스가 모여 나무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가 만들어낸 나무다. 사람들의 얼굴 절반이 그려지지 않은 것은 나머지 절반은 작가가 아닌 세상 사람들이 그린다는 의미로, 결국 자아와 완성은 스스로 이루는 것이 아닌, 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발생하고 자라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은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의 일부분인 공동체라는 의미를 깨닫게 한다.함영훈은 ‘알 수도 있는 사람(People you may know)'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실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의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기 위해 정의된 사진 목록을 의미한다. 세로 선으로 정의된 디지털 상의 수많은 사람들, 개개인의 순간적인 삶의 모습 안에 담긴 상태와 감정을 인물화로 표현하고 있다. 허용성은 현대 사회에서 불안과 초조를 안고 있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은은하고 신비로운 동양화적 초상화로 표현했다. 복합적인 갈등 구조 속에서 느끼는 절망과 좌절, 패배주의, 정체성의 혼란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6월 2일까지. 02-542-2412.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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