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총성에 둔감해진 글로벌 시장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시장이 우크라이나 리스크에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우크라이나 내부 상황과 이를 둘러싼 강대국의 갈등은 험악해지고 있지만 시장은 이에 대해 면역성을 지닌 것 같은 분위기다. 지난 주말부터 미국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심각하게 지켜봤다. 가뜩이나 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금융시장과 투자심리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주들어 시장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부군 투입과 민병대 사이의 충돌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경고가 속속 나오고 있는 15일(현지시간)에도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유럽증시는 우크라이나 사태 우려감이 커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영국 FTSE10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0.64%, 1.77% 씩 하락했다. 그러나 이보다 늦게 마감한 뉴욕증시에서는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다우종합지수가 0.55% 오르는 등 주요지수들은 소폭 상승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국제적 분쟁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던 금 가격은 오히려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7.20달러(2.1%)나 떨어진 1300.30달러에 마감됐다. 금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금 거래는 최근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난 해 12월19일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고 전했다. 유가 또한 이날 하락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에 국제 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러시아가 유럽지역과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를 수출해왔기 때문에 에너지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변수는 이날 유가에 별로 먹혀들지 않았다. 이날 유럽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리비아 내분 사태 해결 가능성에 영향을 받았다. 리비아 원유 수출항을 장악해온 반군과 정부간 합의로 수출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33센트(0.30%) 하락한 108.7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전망에 30센트(0.3%) 낮아진 10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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