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장준우 기자] 결국 당심(黨心)이 안심(安心)을 외면했다. 기초선거 정당 공천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당론은 '약속정치'를 지향한 안철수 대표의 소신과 원칙보다는 6ㆍ4 지방선거 승패 쪽으로 기울었다.새정치민주연합이 당론과 여론을 반반씩 반영한 결과 공천을 하기로 10일 최종 결정함에 따라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안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무공천 약속을 번복한 데 따른 새누리당을 비롯한 안팎의 거센 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안 대표 스스로도 이번 결과를 자신에 대한 신임 여부로 받아들이겠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다만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무공천을 지지하는 의견이 약간 앞섰다는 점은 안 대표 입장에서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무공천 전격 철회를 둘러싼 당내 여론은 극명히 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안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뜻을 믿는다고 발언했는데 무공천 철회로 결론이 난 것은 결과적으로 불신이 된 셈"이라면서 "과정은 이해하지만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친노(친노무현) 계열의 한 초선 의원은 "무공천 철회 결정은 본인의 강력한 결단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에 기댄 것이기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지도자로서 당을 이끌어 가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지도부 소속 한 3선 의원은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무공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한 안 대표의 결정은 새정치에 어울리는 결단이었다"며 "오히려 안 대표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준 계기가 돼 오히려 리더십이 강화될 것"라고 평가했다. 당내 입지 축소와 함께 약속 번복은 대선으로 향하는 안 대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합당의 전제가 됐던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을 철회한 것은 안 대표가 가진 장점인 '신뢰'의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는 평가다.구 새정치연합 출신 한 관계자는 "이유가 어찌됐든 무공천을 하겠다고 해놓고 그것을 번복하는 건 국민과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안 대표가) 향후 대선 후보로 나가게 되면 상대 후보는 그 점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안 대표는 전날 "결정이 어떻게 됐든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밝힌 만큼 6ㆍ4 지방선거 결과에 그의 명운이 달리게 됐다.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인식이 퍼지면 결국 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게 되면 지금과 같은 부정적 기류가 단숨에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자로서 독단 없이 당원의 뜻을 받아들였다는 점이 오히려 부각되면서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경쟁력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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