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측, PD수첩 제작진 재징계…MBC 노조 '적반하장, 후안무치'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MBC(사장 안광한) 사측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이하 광우병 편)'를 제작했던 PD수첩 제작진들을 다시 징계하면서 MBC가 요동치고 있다. MBC 노조 측은 이를 두고 "정권에 부담이 되는 보도라면 작은 흠결이라도 찾아내 징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광우병 편'을 제작했던 PD수첩 PD들은 이미 2011년 안광한 인사위원장 체제에서 정직 3개월,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MBC 사측은 7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당시 PD수첩의 조능희·김보슬 PD에 대해 정직 1개월, 송일준·이춘근 PD에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사람에 재징계를 내린 경우이다. MBC 측은 "허위 사실을 방송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회사 명예를 실추시킨 점 등이 인정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재징계가 내려졌다.
MBC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재징계가 '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법원은 2011년 9월 PD수첩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보도 내용 중 일부가 허위 사실(광우병에 걸린 소로 지칭하는 등)에 해당하지만 보도가 국민의 먹거리와 이에 대한 정부 정책에 관한 여론 형성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공성과 사회성을 지닌 점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언론의 공공성과 국민의 알권리에 무게를 둔 '무죄 판결'이었다.MBC는 '일부 허위사실'만을 부각시킨 채 "대법원이 방송 당시 허위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다"며 "허위 사실이 있었다면 공정성, 객관성은 물론 프로그램의 정당성도 상실한다"며 재징계를 결정했다. 대법원이 무죄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실'만을 앞세운 징계로 해석되고 있다. MBC 노조는 이에 대해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며 "PD수첩 제작진은 2011년 9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MBC 사측의 행동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는 것이다. MBC 노조 측은 "사측이 보인 행동은 최소한 인간적인 기본 도리도 갖추지 못한 후안무치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안광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인사위원회가 무려 6년 전 방송에 대한 징계를 강행했다는 점에 대해 조합은 분노한다"고 말했다. 2011년 PD수첩 1차 징계 당시 인사위원장로서 최선두에 나섰던 안광한 사장이 PD수첩 보도에 '빨간줄'을 긋겠다는 강한 오기와 아집이라고 성토했다. MBC 노조 측은 "정권에 부담이 되는 보도라면 작은 흠결이라도 찾아내 징계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원이 무효라고 판단해도 징계하겠다는 공포 정치에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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