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이제 좀 놀아야죠'… 31일 퇴임식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31일 퇴임식을 앞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요즘 놀러다닐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지난 주말엔 한 달 두 번씩은 들르는 단골 와인 가게에서 한동안 실컷 마실 만큼 와인도 샀다. 이제 4년을 뜨겁게 달려온 두 발에 쉬는 시간을 줄 참이다. 26일 집행간부·기자들과의 고별만찬에서도 그는 "이젠 좀 놀겠다"고 했다. 김 총재는 "국내외 대학 중 어느 강단에 설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진 여행도 다니면서 놀겠다"면서 치열했던 4년을 차분히 정리할 뜻을 밝혔다.하지만 '현장'에 대한 열의를 완전히 놓치는 않은 듯하다. 김 총재는 만찬을 시작하며 "사람들은 한은 총재를 그만두는 시점이라 하지만, 제겐 공직생활의 끝, 교수라면 은퇴를 앞둬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는 게 마음에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영학 하는 분들이 어느 글에 은퇴(retire)를 리(re) 플러스 타이어(tire), 즉 타이어를 갈아 끼워서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써놓았던데 막상 닥치고 나니 무슨 타이어를 갈아야 하는지, 종착역에 와있으니 다시 버스를 갈아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외압에 굴해 금리를 내렸다거나 금리 정책에 실기했다는 비판은 여전히 수긍하지 않았다. 그는 "중앙은행은 전쟁을 하는 곳인데 후방에서 전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았다"면서 "이권이 걸린 트레이더의 비명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학계의 실기론은 부적절하다"고 강변했다. 학계의 판단을 믿고 직접 보고서를 써가며 학회에 참석했지만, 기대했던 응원군이 나타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는 토로였다. 2년 전 그를 원망하며 한은을 떠났던 이주열 신임 한은 총재 후보에 대해선 언급하길 꺼렸다. 김 총재는 신임 이 총재 후보를 향해 해줄 얘기가 있느냐고 묻자 "해외 중앙은행 총재들의 이임식을 봐도 사람에 대해 언급하며 떠나는 일은 없었다"면서 "조직의 장관도 더 높은 자리도 마찬가지겠지만, 회사에서도 사장들이 떠날 때 그 다음 사람을 얘기하고 떠나거나 자연인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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