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경제’ 경착륙 없다, 새 엔진 달 것

서비스업.재생에너지·헬스케어 등 성장 주도···부정부패·산업-부동산 과잉·지방정부 부채 풀어나가

[상하이=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 5일 중국 금융중심지 상하이. 미세먼지가 낀 하늘 만큼이나 증권 시장도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 제조업지수가 하락하고 그림자 금융을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된 탓이다. 이 같은 불안감은 고스란히 한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하이 금융 중심지인 푸둥지역

이곳을 대표하는 궈타이쥔안증권과 선인완궈증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만나 중국 금융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일단 중국의 경착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은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며 중국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산업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쉐허샹 궈타이쥔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로 ▲부정부패와 저효율의 체질적인 문제 ▲철강 등 산업의 과잉생산과 부동산의 공급과잉 ▲지방정부의 부채 등을 꼽았다.

쉐허샹 궈타이쥔안증권 이코노미스트

그는 “부정부패와 효율 등 구조적인 문제는 새 지도부가 들어서며 해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철강·화학 등 과잉생산 문제는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향후 서비스업, 재생에너지, 문화,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산업이 성장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같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으로 15~20년 후에는 전체 산업구조가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산업들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부동산 문제 역시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화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 경제에 불리하기 때문에 정부가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방정부 부채와 관련해선 전체 국가 부채비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정부가 규제에 나섰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쉬여우쥔 선인완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3대 위험으로 지방채,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지적했다. 그는 “그림자금융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그동안 비표준화된 상품에 많이 투자했던 상업은행들이 국채 등에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유리할 것”이라며 “부동산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세가 점차 둔화되고 비교적 공급과 수요가 안정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쉬여우쥔 선인완궈증권 애널리스트

최근의 위안화 절하와 관련해서는 절하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올 들어 2.8% 떨어졌다. 일각에선 이런 위안화 절하가 아시아 수출 국가의 환율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그는 “절상 기조는 바뀌지 않겠지만 단시간 내 절하될 수도 있다”면서 “핫머니 등 자금이 많이 유입돼 인민은행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절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큰 폭으로 절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도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대외무역 위안화 결제 비중은 14~15% 정도로 향후 이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말 기준 달러 대비 위안화는 5.9위안(지난해 6.1위안) 정도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증시는 정부의 개혁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쉬 애널리스트는 “향후 증시는 정부의 개혁 강도가 어느 정도가 될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5%를 하회할 경우 정부가 안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여부, 개별적인 신탁상품 리스크의 해소 여부, 위안화 절상 기조로 돌아섰을 때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인지 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신흥산업들이 향후 증시 상승을 이끌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쉐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 주류가 되고 있는 은행, 부동산, 철강, 석탄 등 업종들이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주류가 될 신흥산업들은 아직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고 실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지만 이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 향후 이들이 증시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쉬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국유기업 개혁은 상장회사에도 유리하다”면서 “향후 이와 관련된 투자 테마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의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쉬 애널리스트는 “테이퍼링 전에는 다소 자금 유출이 있을 테지만 끝난 후에는 자금이 다시 중국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중국이 상대적으로 신흥국에 비해 영향을 덜 받고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쉐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국채 등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로 중국에 금리 인상 압박이 가해질 것이고 유동성과 위안화 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같은 영향이 장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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