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축제 길 정비?…지자체 탁상행정에 뿔난 이 사람

임시주차장 人道공사로 시민불편

조웅래 회장, 매년 사비 6억씩 들여 지내던 행사 잠정 연기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구촌 이색축제로 자리잡은 '계족산 황톳길 맨발축제'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대전에 위치한 계족산 황톳길은 조웅래 맥키스컴퍼니(옛 선양) 회장이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사비 6억원씩을 들여 5월 개최하는 행사로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2000여 명을 포함해 3만여 명이 참가하는 지구촌 이색축제로 자리잡았다.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관광 100선', 5월에 꼭 가 볼만한 곳,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되기도 했다.계족산 황톳길 입구 주변에 주차시설이 부족해 행사때나 평상시에 갓길을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전시 대덕구가 임시주차장을 '누리길(인도)'로 만들겠다고 공사를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조 회장은 23일과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계족산 황톳길 이용에 큰 애로사항이 주차시설 부족인데 아무런 대안도 없이 그나마 있는 갓길 주차시설을 인도로 사용,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누리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해가 안된다"며 "시민들이 어느 것이 더 유익한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주차시설 등 부대편의시설 확충전까지 맨발축제를 잠정 연기ㆍ중단한다는 방침이다.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맨발축제가 열릴 때는 회사에서 주차난 해소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임시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나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덕구)아무런 대안도 없이 그나마 있는 주차시설의 절반을 없애는 바람에 맨발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맨발축제를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맨발축제는 잠정 연기하지만 황톳길 걷기는 언제든지 가능하며, 주말마다 열리는 맥키스오페라 '뻔뻔한 클래식' 숲속음악회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덕구는 누리길 조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덕구 측은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조속한시일 내에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일축했다. 대덕구가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계족산 황톳길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맨발축제는 조 회장이 2005년 여름, 지인들과 함께 계족산을 걷던 중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 주고 맨발로 걸으면서 시작됐다. 조 회장은 이날 돌길을 맨발로 걸어 발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하체가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오랜만에 숙면을 취했다고 한다. 이에 전국의 질 좋은 황토를 구입해 계족산 14.5km에 황톳길을 조성, 2006년부터 황톳길 맨발축제를 열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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