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익률 상위 50위권에 단 한개 포함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은행 추천을 믿고 펀드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4일 본지가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의뢰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각각 가장 많이 판매한 3개 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간 수익률(20일 기준)이 상위 50위 내에 드는 상품은 단 한 개에 불과했다. 12개 상품은 모두 국내 주식형 펀드였다. 신한은행에서 3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올린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C'가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근 1년 수익률 15위에 랭크된 것을 빼면 나머지 상품들의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우선 9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C 3'이 -5.95%, 신한은행의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Class A'가 -5.70%을 기록하는 등 수익률 부진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2.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더욱이 우리, 하나은행은 1~3위 펀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은 국내 펀드 판매채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재테크가 대중화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알아서 선택하는 일반인들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창구 직원 추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최근 인터넷·스마트뱅킹을 통한 펀드 가입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창구 모습과 큰 차이는 없다. 대다수 은행이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 최근 가장 많이 팔린 펀드,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들을 배치해 놓고 호객을 하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성장형 펀드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주식시장이 침체를 맞을 때는 성과가 안 나올 수밖에 없다"며 "맹목적으로 은행 추천을 따르기보다 투자 기간이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상품에 대해 공부한 뒤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펀드에 대한 정보는 자산운용사 및 판매사나 펀드평가사 홈페이지 등에서 얻을 수 있다.한편 지난해 펀드 판매사에 대한 '50% 룰'이 시행됐지만 은행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는 여전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가장 많이 팔린 펀드 3개가 모두 KB자산운용 상품이었다.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 3',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C 4',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A'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은행도 판매 순위 10위권에 우리자산운용 상품 4개가 포함됐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의 상품이 각각 2개씩 이름을 올렸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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