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올리가르히들, 英 금융·부동산 시장 '큰 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입을 자국의 타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비롯한 영국 고위관료들은 최근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가제재와 함께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영구히 제명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러시아 재벌들은 런던 고급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다. 러시아 올리가르히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쓴 돈은 1인당 450만파운드(약 80억원)에 달한다. 러시아 부호들의 이주로 영국 교육기관에 다니는 러시아 학생들의 숫자는 지난해 25% 급증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들은 53개로 이들의 시장 가치는 5000억달러(약 537조6500억원)에 달한다. 주식거래가 가장 활발한 러시아 기업은 국영석유기업 가즈프롬이다. 옛 소련 국가들의 모임인 CIS 기업들까지 합치면 영국에 상장된 러시아계 기업들은 113개다. 15개의 러시아 기업들이 런던 증시 상장을 추진중이며 10억파운드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서방의 최근 제재가 러시아에 입을 타격이 제한적인 만큼 영국이 역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추가제재를 경고하고 있는 서방이 제재 대상을 러시아 금융기관으로 확대한다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이 입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영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늘 벨기에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축소 방안을 내놨다. 앞으로 EU가 향후 25년간 미국의 셰일가스 등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는 것이다. 러시아 투자에 주력하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허미티지캐피털의 빌 브로더 대표는 "러시아는 이미 불량국가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서방이 어떤 제재를 취하든 스스로를 제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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