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러시아 대화 협상 교착 상태…케리 美장관·푸틴 회동도 무산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고위 관계자에 대한 여행 금지·자산 동결 조치가 우선 취해질 전망이다. 독일이 주도하고 있는 EU와 러시아 간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에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는 오는 17일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제재안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U, 미국, 영국 관계자들은 11일 영국 런던에서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서방의 제안이 러시아를 만족시키지 못 하고 있다"며 EU와의 협상에 진전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도 무산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케리 장관에 10일 방문을 요청했고 케리도 이에 원칙적 동의 표시를 했고 우리는 케리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케리는 지난 8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을 잠시 연기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다"며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이유가 미국과 케리 장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2일 백악관에서 아르세니 아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를 만날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서방 간의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 통신은 러시아 군인 약 10명이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 남부 바흐치사라이에 있는 해군 부대에 난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난입 과정에서 자동소총을 쏘았으나 다행히 우크라이나군에서 사상자가 없어 극단적 대치 상황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크림 반도 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은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 귀속 여부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총리는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로의 병합을 위한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 당국이 공식 통화를 흐리브냐(우크라이나 통화)화에서 루블(러시아 통화)화로 바꾸는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 의장은 주민의 80%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하고 있다며 러시아 귀속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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