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분율 높은 기업들 배당정책 지속하는 경우 많아…투자 주의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지난해 적자를 내고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적자기업도 그동안 쌓아놨던 내부유보금이 있으면 배당을 실시할 수 있지만 자칫 무리한 배당이 지속될 경우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동성제약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성제약은 영업손실 19억6698만원, 당기순손실 19억8822만원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012년과 똑같은 30원으로 책정, 배당금 총액으로 5억4900여만원을 사용하게 됐다. 순이익 30억원을 기록했던 2012년 배당금 총액이 5억3000여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배당금으로 사용하는 금액이 소폭 증가한 것이다. 이와관련, 동성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주주 친화정책으로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해왔다”며 “내부유보금을 쌓아뒀기 때문에 배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공항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500원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공항 역시 지난해 당기순손실 114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지만 배당금은 흑자였던 2012년과 동일한 15억2912만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적자를 낸 동국제강 역시 배당정책은 지속했다. 동국제강은 주력제품인 후판 수요가 감소해 순손실 1209억원으로, 2012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3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액으로 90억8681만원을 책정했다. 2012년 주당 배당금 500원을 책정해 배당금으로 302억8938만원을 썼던 것보다는 줄었지만 2년째 적자를 내고도 배당을 이어간 것이다. 신풍제지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82억원을 기록해 2011년부터 3년째 적자를 지속하고도 배당금으로 15억2300만원 가량을 책정했다. 1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시가배당률 5.9%의 고배당정책을 이어간 것이다. 이외 금호전기, 유니온스틸, 하츠, 인지컨트롤스 등이 지난해 적자를 내고도 배당을 실시했다. 이들 기업은 대주주 지분이 높거나 외국계 투자사에서 지분투자에 참여해 배당정책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한국공항은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지분율 59.54%를 차지하고 있고 유니온스틸 역시 최대주주인 동국제강 지분율이 65.11%에 달했다. 금호산업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41.61%였고 하츠는 최대주주인 벽산이 46.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동국제강은 네덜란드 법인인 JFE 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이 지분 14.88%를 보유하고 있고, 인지컨트롤스도 5% 이상 주주에 홍콩상하이은행(템플턴투신운용)과 피델리티펀드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적자를 내더라도 주주들에게 배당정책을 지속하면 꾸준히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실적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유보금을 기업가치 상승에 투자하기 보다 배당에 쏟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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