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中 알리바바 ‘모바일 사냥꾼’

지도소프트웨어ㆍ모바일웹 브라우저 등 사들여 스마트폰 겨냥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대대적인 기업 사냥을 벌이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알리바바가 10여개 기업을 통째로 사들이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데 20억달러를 들였다며 알리바바의 기업 인수를 꿰는 키워드는 모바일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 경쟁회사의 경영진 가운데 한 사람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FT에 "알리바바가 IPO를 앞두고 약한 부분을 파악했다면 그건 모바일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리바바뿐 아니라 중국 인터넷 회사 전체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모바일에 밀착하라= 알리바바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검색하고 길을 찾고 쇼핑할 곳을 고르며 택시를 불러 타고 결제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도록 하려고 한다. 알리바바는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가 자사의 브라우저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게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블룸버그

지난해 5월 알리바바는 지도 소프트웨어 제작회사 오토내비의 지분 28%를 2억94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FT는 오토내비를 통해 알리바바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쇼핑할 곳을 찾는 걸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구매할 때 결제를 모바일로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알리바바는 기대한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결제회사 알리페이를 자회사로 운영한다. 알리바바가 택시를 부르는 앱 콰이디다처(快的打車)를 산 것도 이 앱을 이용해 택시를 타고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것을 겨냥해서다. 이 투자에 관련된 사람들은 "알리페이에 익숙해지게끔 하는 효과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UC웹 지분을 확보한 맥락도 비슷하다. UC웹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브라우저 회사다. 알리바바는 UC웹을 통해 모바일 트래픽을 자사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 같은 사이트로 유도할 수 있다.◆텐센트와 시장마다 맞붙어= 알리바바와 경쟁하는 텐센트도 모바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텐센트는 강력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앞세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신시아 멍은 "위챗이 원스톱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챗이 채팅에 머물지 않고 전자상거래와 투자 기능을 추가했고 조만간 모바일 뱅킹으로도 손을 뻗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챗은 이벤트를 통해 금융에 접근하고 있다. 중국에는 명절에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아랫사람에게 주는 풍습이 있는데, 위챗은 이를 모바일 뱅킹 이체로 대신하도록 했다. 지난 춘제에는 수백만명이 은행 계좌를 위챗에 연결해 돈을 이체했다.

알리바바그룹 웹사이트. 알리바바는 올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할 예정이다. 사진=블룸버그

위챗을 통한 텐센트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알리바바는 지난해 소셜미디어업체 시나웨이보(新浪微博) 지분 18%를 5억8600억달러에 인수했다. 시나웨이보는 트위터와 비슷한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다. 알리바바는 소셜미디어를 전자상거래와 연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변방에서 중심으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수는 2012년에 PC 이용자 수보다 많아졌고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관련한 시장조사회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중 PC로 접속한다는 비율이 69.7%였고 스마트폰으로 연결한다는 비율은 81%였다. 대다수는 PC와 스마트폰을 오가며 둘 다 이용하지만 스마트폰을 더 자주 쓴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새로 접속하는 사람들은 대개 모바일부터 접속하거나 모바일로만 연결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알리바바는 이미 중국 전자상거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리바바의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모바일 보강 전략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에 대한 시장의 일차적인 평가는 올해 IPO에서 이뤄지게 된다. 알리바바가 주식을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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