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17일 업무보고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이동통신업체의 단말기 불법 보조금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굳히고 과징금도 매출액 1%에서 2%로 상한선을 정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의 조기 통과도 예상된다. KBS 수신료가 현실화된다. 현재의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이 추진된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는 17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도 창조경제 분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KBS 수신료 현실화…여론과 괴리=방통위는 한류 재도약을 위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KBS 수신료 현실화와 방송광고 제도의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방송시장은 경기침체로 광고 축소, 33년째 동결돼 온 KBS 수신료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고 해석했다. 현행 2500원의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
방통위는 수신료를 현실화해 공영방송 재원을 안정시키고 축소된 KBS 광고는 타 방송사의 콘텐츠 역량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EBS 지원이 확대돼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교육콘텐츠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수신료 현실화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국민적 정서가 수신료 인상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표정이다. KBS의 공영성 문제에 있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색깔을 달리하는 등 공영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영악화가 수신료 동결 때문에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KBS의 경우 직원들의 임금이 상당하고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국민 정서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김대희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와 관련 "수신료는 방통위 혼자 결정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만큼 방통위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보조금, 사라질까=최근 이동통신업체들의 불법 보조금이 상식 선을 넘어서고 있다. 심지어 소비자들에게 웃돈을 지급하면서 파는 '마이너스 폰'까지 등장했다. 이동통신업체의 영업 행위가 이른바 '갈 때까지 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방통위는 휴대폰 불법 보조금 근절을 위해 지난해 이동통신업체에 영업을 정지시키고 사상최대의 18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올해는 주도사업자 선별과 엄중 제재는 물론 과징금 부과 상한을 상향 조정 (매출액의 1% →2%)했다. 온라인을 통하거나 심야에 치고 빠지는 식의 게릴라식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통법의 빠른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방통위가 밝힌 대로 지난해 1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올해 더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업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과징금 폭탄을 맞더라도 업체로서는 불법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게 자신들에게 이득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불법 보조금 지급→현장 조사→과징금 부과 또는 영업정리'라는 틀에 박힌 처벌 시스템으로는 근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 보조금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동자들은 정확히 누구인지 실체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통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제까지 법이 없어서 처벌하지 못하고 근절되지 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체를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의 '오묘한 돈의 흐름'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방통위 주요 업무는=이 밖에 방통위는 올해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전국에 확산시켜 방송영상 창작 허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현재 부산, 광주에 설치돼 있는데 올해 대전·인천·강원에 구축하고 내년에는 서울·울산에도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애니메이션 편성 의무를 종편·전문 애니 방송채널사업자(PP)까지 확대했지만 심야시간에 편성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야시간 편성시에는 방송평가 점수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방송사들이 어린이들이 주로 TV를 보는 시간대에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초고해상도(UHD) TV,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에도 정책 지원을 하기로 했다. 차세대 방송으로 주목받는 UHD TV가 중국(가격)·일본(품질)과 세계시장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미래부와 함께 UHD 콘텐츠·기기의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마련된다. 현재 실험방송 중인 지상파 다채널 방송 (MMS)에 대해서는 시청자 복지와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정책이 추진된다. 불법 스팸은 강력 차단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사고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해 스팸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집중 단속하고 특히 대부 업자에 대해서는 집중 점검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스팸이 2010년 4000건에서 지난해 6만건으로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서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곧바로 스팸 신고가 되는 간편 기능이 구축된다. 방통위는 방송채널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는 20일부터 아리랑TV가 미국의 11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된다. 이처럼 개별 프로그램이 아닌 방송채널 자체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이 강화된다. 종합편성 채널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재승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심사하기로 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막말 프로그램'은 심의가 한층 강화된다. 장애인 시청권 확대를 위해 2017년까지 모든 저소득층 장애인에게 방송수신기(자막, 수화)가 보급된다. 브라질 월드컵 등 주요 스포츠 행사는 공동중계와 순차편성을 해 국민의 시청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올해 주요 3대 정책목표로 ▲창조방송 구현과 세계화 ▲방송의 신뢰성 제고 ▲국민행복을 위한 이용자 보호로 삼았다. 이경재 위원장은 "올해를 창조 방송통신의 원년으로 삼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류를 재도약시킬 것"이라며 "이동통신 불법 보조금과 인터넷의 개인정보 침해 등에 적극 대처하면서 이용자 보호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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