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2400여개의 많은 골프장이 있다. 약 1억2000만명의 인구를 감안해도 과도한 숫자다. 일본 골프장은 실제 1990년대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줄도산사태에 이르렀고, 결과적으로 2000년대 접어들어 도산법의 일종인 민사재생법이 시행되는 등 엄청난 변화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 나타난 트렌드가 바로 다수를 운영하는 그룹형 골프장기업의 등장이다. 국내에도 물론 삼성과 한화, 롯데와 같은 대기업들을 비롯해 에머슨퍼시픽이나 레이크힐스와 같이 여러 개의 코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 숫자가 미약하다. 일본은 적어도 수십 개에서 많게는 100개가 넘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PGM과 아카디아 등이 대표적이다. 골프장 운영수익만으로 동경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됐을 정도다. 아카디아가 137개, PGM이 130개다.그렇다면 그룹형 골프장의 장점은 무엇일까. 먼저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절감이 가능하다. 수억원의 장비를 모두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코스 관리를 위한 비료와 식자재, 카트, 프로숍 용품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입 단가 역시 대폭 낮출 수 있다. DB공유나 연계 영업, 공동 마케팅은 기본이다. 또 효율적인 인력 운용이나 양성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고임금의 A급 코스관리자를 매 골프장마다 영입하지 않아도 된다. 골프장이 워낙 많다보니 순환 근무를 통해 인재 육성이나 배치를 할 수도 있다. 그룹 전체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는 시뮬레이션은 체계화된 서비스, 다시 말해 효율적인 운영으로 직결된다. 당연히 골퍼들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있다. 국내 골프장들은 반면 입회금 반환 문제, 또 다른 내부적인 문제 등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다수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이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의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입회금 반환 문제가 정리된다면 채권자들은 보다 운영을 잘하는 기업을 찾게 된다. 골프장 거래가가 적정선에 형성되고, 이에 따라 M&A 건수도 급증할 것이다.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국내 골프장 전문 기업이나 해외자본 유입을 앞세운 그룹형 골프장기업 등이 반드시 나오게 된다. 골프장은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위탁 운영만 하는 회사도 생길 수 있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한다는 이야기다. 골프장 운영 노하우가 결국 동력이 된다. 머지않아 도래할 혼돈의 시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 대표 hhwang@pacificgolf.co.jp<ⓒ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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