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은 미국프로골프투어의 대표적인 왼손잡이 골퍼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왼손잡이 골퍼를 존경하라."왼손잡이 골퍼는 영어로 '레프트 핸디드 골퍼(left-handed golfer)' 또는 '레프트 핸더(left hander)', 줄여서 '레프티(lefty)'다. 필 미켈슨과 버바 왓슨(이상 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이 대표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왼손잡이 골퍼다. 국내에서는 그러나 남녀를 통틀어 왼손잡이 선수가 단 1명도 없다. 아마추어골퍼 역시 왼손잡이는 1%도 안 된다. 왼손잡이라도 오른손으로 골프를 배우기 때문이다. 조롱의 대상이 되기 쉽고, 시설이나 용품도 충분치 못해서다. 골퍼들은 일단 "왼손잡이 골퍼가 치고 난 뒤에 샷을 하면 스윙이 이상하게 된다"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골프채 구하기도 어렵다. 수량이 적다보니 비싼데다가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 연습도 마찬가지다. 연습장에 가면 통상 맨 구석에 겨우 한 자리를 배정해 최악의 상태다. 코스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티잉그라운드가 오른쪽을 향해 배치된 경우가 많아 왼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면 아웃아브바운즈(OB)가 될 확률이 높다. 국내에서는 그러자 왼손잡이 골퍼들이 모여서 '레프티 골프클럽'을 결성해 상호 라운드를 하고 있다. 중동지역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회교에서는 왼손으로 식사나 악수, 또는 선물을 주고받는 일을 금기시한다. '왼손잡이'의 라틴어 어원은 'sinister'다. '불길한' 또는 '사악한'이라는 의미다. 고대부터 경원시 당했음을 알 수 있다. 'left-handed wife'는 첩, 'left-handed marriage'는 부정한 결혼이다.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베토벤, 괴테, 피카소, 알렉산더, 나폴레옹, 처칠, 간디, 뉴턴, 아인슈타인 등 위인들 가운데는 왼손잡이가 많다. 왼손잡이 골퍼들은 특히 골프채 없이 해외에 나갈 때는 반드시 대여클럽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2, 3일 전에 영어로 " I'm left-handed and wondering if you rent clubs for lefties"라고 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골프는 '그림의 떡'이 된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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